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AFP)
트럼프 행정부 2기 집권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 지원을 꺼리면서, 유럽 국가들이 비용을 부담해 구입해 주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는 미국산 무기를 계속 확보할 수 있었다. 유럽 각국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고급 탄약과 방공 요격 미사일 등 약 40억 달러(약 6조 300억원)에 달하는 무기 공급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만약 전용이 이뤄질 경우 이는 이란과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미국이 점점 더 큰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현재 이란 전쟁에서 가장 수요가 높은 무기는 패트리엇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등 고성능 방공 요격 미사일이다. 미군은 이란의 드론 및 탄도미사일 반격에 대비하기 위해 유럽과 동아시아 등지에 있던 일부 미사일을 중동으로 재배치했다.
미 국방부 내부 논의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WP에 “PURL 공급 자체는 지속되겠지만, 향후 패키지에서는 방공 능력이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및 걸프 지역 동맹의 재고를 보충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는 이란 전쟁 이후 주요 탄약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방산 산업의 생산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00억 달러(약 301조 5000억원)를 넘는 추가 국방 예산안을 의회에 요청할 준비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대해 직접적인 답변은 피하면서도 “우리는 그런 일을 항상 한다”고 인정했다. 그는 “독일이나 유럽 전역 등 다른 국가에도 (미군 장비가) 배치되어 있다”며 “때로는 한 곳에서 가져와 다른 곳에 사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들은 이란 전쟁으로 유럽 자체 주문이 지연되거나, PURL을 통한 우크라이나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한 유럽 외교관은 “미국이 탄약을 정말 빠르게 소모하고 있어, 앞으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얼마나 계속 지원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유럽 관계자는 “미국이 장비를 전용하더라도 이미 진행 중인 물량이 있어 최소 한두 달 이후 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줄일 경우 유럽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나토 동맹국에 우크라이나 무장 지원을 맡기는 한편,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사실상 봉쇄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를 위한 군사 자산 투입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패트리엇 미사일 공급을 중단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미국이 전후 안보 보장을 제공하는 협정에는 서명하지 않으려 하고 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넘기라는 크렘린의 요구를 수용할 것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중동 상황이 분명히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과 향후 행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