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 ADR 상장하라"…주요 주주 아티잔 촉구

해외

이데일리,

2026년 3월 27일, 오전 11:48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삼성전자의 주요 주주인 아티잔 파트너스(Artisan Partners)가 삼성전자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SK하이닉스가 ADR 상장 신청에 나선 것을 계기로, 삼성전자도 같은 행보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데이비드 삼라 아티잔파트너스 전무이사 (사진=아티잔파트너스)
아티잔의 데이비드 삼라 전무이사는 2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갖고 “SK하이닉스의 결정이 삼성전자도 같은 선택을 하도록 독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티산 인터내셔널 밸류 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겸하고 있는 그는 “삼성전자가 수년간 ADR 상장의 비용·편익 분석을 적극 검토해왔다”고 전했다.

◇“미국 투자자, 삼성 주식 살 방법 없어”

삼라 전무이사는 ADR 상장 필요성으로 접근성 문제를 첫손에 꼽았다. 그는 “미국의 일반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에 상장된 주식에 접근할 방법이 없어 삼성전자 주식을 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많은 유동성이 유입되는 것만으로도 더 나은 기업가치를 얻을 수 있고, 투자자 기반에 대한 정보 유통도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티잔은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005930) 지분 0.7%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50억 달러(약 7조5285억원)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아티잔은 삼성전자 주식을 10년 이상 보유해왔으며, 블룸버그 집계 기준 삼성전자의 10대 펀드 주주 중 하나다. 2025년 기준 삼성전자는 아티산 인터내셔널 밸류 펀드의 최대 보유 종목이다.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삼성전자 서초사옥 계양대에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TSMC 선례…ADR이 기업가치 격차 좁혀

ADR 상장 효과의 선례로는 TSMC가 거론된다. TSMC는 1997년 ADR 판매로 5억2000만 달러(약 7830억원)를 조달했고, 현재 시가총액은 약 1조7000억 달러(약 2560조원)에 달한다. 미국 상장 이후 외국인 투자자금과 상장지수펀드(ETF) 패시브 자금 유입이 이어지면서 대만 현지 상장 주식 대비 기업가치가 높아졌다. 지난해 한때 두 시장 간 주가 괴리율이 30%를 넘기도 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역시 이번 주 미국 상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경쟁사와의 기업가치 격차 해소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삼라 전무이사는 SK하이닉스(000660)와 달리 삼성전자의 경우 자금 조달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삼성전자는 이달 올해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 및 연구개발에 110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 규모다.

◇주가 급등에 “더 이상 저평가 아냐”

삼라 전무이사는 현재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주가가 1년간 약 3배 가까이 오른 뒤 더 이상 저렴하지 않다”며 “안전마진이 크게 내재돼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과대평가됐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3배 미만이다. 미국 최대 경쟁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PBR 5배 미만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코스피는 지난 1년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81%, SK하이닉스는 329% 올랐다. 삼성전자는 현재 런던에 글로벌 주식예탁증서(GDR)를 상장 중이다. 지난 2024년 말에는 룩셈부르크 상장을 폐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K-POP 광장에서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포웅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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