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예루살렘 성묘교회 한때 차단…"수세기만에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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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3월 30일, 오후 03:28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부활절을 앞둔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이유로 예루살렘의 성묘 교회를 출입을 차단했다가 비판이 쇄도하자 다시 개방했다.

예루살렘 성묘교회. (사진=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경찰은 안전 상의 이유로 이날 피에르바티스타 피자발라 추기경의 성묘 교회 진입을 막았다. 성묘 교회는 예수가 십자가형을 당하고 부활한 장소로, 기독교 최대 성지로 꼽힌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5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 개최를 금지한 바 있다. 예루살렘 로마 가톨릭 라틴 총대주교청은 이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통상 수천명의 신도가 모이는 종려주일 행진을 취소했다. 다만 성묘 교회의 비공개 미사는 계속 진행됐다.

하지만 이날 교회 최고지도자들의 미사 집전이 저지당하자 총대주교청은 “교회 지도자들이 성묘교회에서 성지주일(종려주일) 미사를 집전하지 못하게 된 것은 수세기 만에 처음으로, 심각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예루살렘을 바라보는 전세계 수십억 명의 감정을 무시하고 예루살렘의 종교의 자유를 저해했다”고 규탄했다.

서방 국가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스라엘 경찰의 행동은 신자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난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예루살렘 성지의 현상유지를 침해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며 “예루살렘에서 자유로운 종교 활동은 모든 종교에 대해 보장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대사도 “추기경의 출입이 막힌 것은 유감스러운 월권 행위”라고 비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성묘교회의 출입을 통제한 데는 악의적인 의도가 없었다며 다시 출입을 허용했다. 그는 “이란이 최근 며칠 동안 세 유일신 종교(기독교·유대교·이슬람) 모두의 성지인 예루살렘을 탄도미사일로 겨냥했다. 성묘교회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도 미사일이 떨어졌다”며 “부활절 주간을 고려해 이스라엘 당국은 교회 지도자들이 성지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란 미사일을 이유로 성묘교회 뿐 아니라 예루살렘 구시가지의 ‘서쪽 벽’(통곡의 벽), 알아크사 모스크 등 여러 성지를 폐쇄해 종교계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1967년 6월 중동전쟁에서 예루살렘 동부를 점령했지만, 종교적으로 매우 민감한 지역이어서 안보 통제권만 갖기로 했다. 이슬람 성지인 알아크사의 경우 요르단이 행정적 관리를 맡는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이슬람 8개국은 지난 11일 무슬림의 알 아크사 참배를 막은 데 대해 이스라엘에 강력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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