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통령 "트럼프만이 멈출 수 있다"…유가 200달러 경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3월 30일, 오후 10:02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란 전쟁 종식을 위해 직접 나서달라고 공개 촉구했다. 그는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시장의 경고도 과장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난 1월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양자 회담 중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시시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카이로에서 열린 ‘이집트 에너지 쇼 2026’ 컨퍼런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한다. 걸프 지역의 전쟁을 멈출 수 있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다”며 “제발 우리가 전쟁을 멈출 수 있도록 도와달라. 당신은 그럴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집트는 오랫동안 미국의 군사 원조와 걸프 부국들의 지지를 받아온 국가로, 이란의 걸프 아랍 국가 공격을 규탄하고 전쟁 확산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해 왔다.

◇“공급 부족·가격 상승 이중 충격, 아직 본격화 안 돼”

시시 대통령은 이란 전쟁이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라는 이중 충격을 몰고 올 것이라며 그 영향이 아직 전면적으로 현실화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에너지 생산 시설과 정유 시설에 대한 공격이 세계 경제와 연료 가격에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시장 전문가들이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이는 과장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식량 안보 우려도 제기했다. 시시 대통령은 비료 수출 차질이 식량 가격에 막대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유한 국가들은 이를 감당할 수 있겠지만, 중간 소득 국가와 취약한 경제권에는 안정에 매우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시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 전쟁을 종식시켰다고 평가하며, 지난해 11월 이집트 휴양 도시 샤름엘셰이크에서 휴전 협정이 체결되기 전에도 자신이 먼저 “미국 대통령만이 그 분쟁을 멈출 수 있다”고 밝혔다고 했다.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1979년 평화 조약 이후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양국 관계는 흔히 ‘냉랭한 평화(cold peace)’로 불린다. 이집트는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에서 자국 국경을 넘어 강제 이주될 가능성을 오랫동안 경계해 왔다.

◇GCC “호르무즈 봉쇄, 국제법 위반이자 세계 에너지 위협”

걸프협력회의(GCC) 자셈 모하메드 알부다이위 사무총장도 같은 날 컨퍼런스에 화상으로 참석해 이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알부다이위 사무총장은 “에너지 시설에 대한 이란의 위협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일 뿐 아니라, 세계 에너지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규탄했다. 그는 국제사회에 주요 해상 항로 보호를 위해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GCC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은 이란의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아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과거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을 담당하던 핵심 해로가 막힌 상태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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