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전 발빼나…"호르무즈 막혀도 군사작전 끝낼 의향 있어"

해외

이데일리,

2026년 3월 31일, 오후 07:13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할 조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폭격을 펼친 후 일방적으로 종전 선언을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란 정권 궤멸을 주장해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기존의 주장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이란전 종전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치열한 양측의 교전은 여전하다. 화전양면 전략은 그대로 구사하고 있어 이란전 전개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계속되더라도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끝낼 의향이 있다는 뜻을 참모들에게 밝혔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최근 며칠간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다음달 6일까지 이란 발전소 등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유예하고 협상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 맞춰 어떤 식으로든 4월 중순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이란 전문가 수잰 멀로니는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은 채 전쟁을 끝내는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에너지 시장은 본질적으로 글로벌하다”며 “이미 진행 중이고 해협 봉쇄가 계속되면 훨씬 심각해질 경제적 피해에서 미국을 격리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란 정권 궤멸을 주장했던 이스라엘 역시 전쟁 목표를 상당 부분 달성했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나타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작전은 중반을 넘어섰다”며 이란의 핵과 군사력 해체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전쟁 종료 시점에 대해선 “시점을 정하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해군력과 미사일 전력 약화라는 주요 목표를 달성한 뒤 일방적으로 종전을 선언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도록 이란에 외교적으로 압력을 가하고 실패하면 유럽과 걸프 지역 동맹국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주도하도록 떠넘기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후 걸프 국가에 전쟁 청구서를 내밀 것으로 보인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전쟁 비용을 부담시킬 것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그 방안에 꽤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인 종전을 고려하는 이유는 협상을 끌지 않고 장기전을 막겠다는 의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쟁 발발 후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 등 중재국을 통해 서로의 이견만 확인했을 뿐 양국이 직접 대화한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중동 지역을 향한 이란의 무차별 폭격은 계속되고 있다. 쿠웨이트 국영 언론은 이날 200만 배럴을 원유를 실은 채 두바이항 인근 해상에 정박 중이던 초대형 유조선 ‘알 살미’호가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총 2억 달러(약 3000억원) 어치로, 120만 배럴은 사우디아라비아산, 80만 배럴은 쿠웨이트산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주변 해역으로 원유가 유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도 UAE는 이란의 드론이 위성통신 회사 건물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튀르키예는 이란에서 발사된 탄도 미사일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방공 시스템에 의해 무력화됐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라스 타누라 해안 인근도 정체불명의 발사체 공격을 받았다.

미국도 역시 이란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미군이 이란 이스파한의 대형 탄약고에 907㎏급 벙커버스터를 투하해 대규모 폭발이 발생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 이스파한은 이란의 농축 우라늄이 보관된 것으로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미군은 지상군을 중동으로 보내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육군 정예 제82공수사단 소속 수천 명의 병력이 중동에 도착했다. 아울러 육군 레인저와 해군 네이비실을 포함한 특수부대도 중동에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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