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이란 전쟁 여파에 금 60톤 매각…리라화 방어 나섰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3월 31일, 오후 08:49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튀르키예가 이란 전쟁 여파로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되자 보유 금 60톤가량을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리라화의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10년간 쌓아온 금 보유고를 동원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오전 서울 한 한국금거래소에서 금 관련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금 보유량은 3월 둘째 주에 6톤, 셋째 주에 52.4톤씩 각각 감소해 총 58.4톤이 줄었다. 로이터 통신도 튀르키예 중앙은행의 자료를 인용해서 “지난주 금 보유고가 약 50톤 감소해 772톤을 기록했다”며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로 해석했다.

파티흐 카라한 튀르키예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국영 아나돌루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외환 유동성 지원이 필요한 시기에 금 담보 거래를 활용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선택”이라고 밝혔다. 2016년 377톤이던 금 보유량이 최근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났고, 올해 3월 기준 전체 외환보유고에서 금 비중이 60%를 넘어선 만큼 통화·환율 정책에 금을 동원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카라한 총재는 다만 이번 매각의 상당 부분이 금·외환 선물 스왑 거래 형태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스왑 만기 후 금이 보유고로 돌아오는 구조인 만큼 영구적인 매각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외환 유동성에는 부족함이 없다”며 물가와 금융 안정성을 위한 조치를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카라한 총재는 “계속되는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며 “외부 불확실성과 잠재적 수요 약화가 경제활동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상황 변화로 인한 경상수지 악화의 가능성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국제 금 선물 가격은 3월 들어 지난 30일까지 13% 이상 하락했다. 이 같은 하락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이던 2008년 10월 이후 월간 기준 최대다. 고유가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고조시키면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시장 전망이 약해진 점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서 금리 인하 전망이 약해지는 상황이 불리하게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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