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중국 국채는 2014년 초 4.7%를 웃돌던 금리가 지난해 초 1.6% 안팎까지 떨어질 정도로 오랜 기간 강세 랠리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버블 붕괴 우려를 불러일으켰고, 중국 인민은행도 국채 가격이 급락할 경우 금융안정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중국 국채는 이번 중동에서의 전쟁을 계기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피난처로 급부상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중앙은행들이 국제유가와 가스 가격 상승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예상보다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다수 국가들은 수입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물가 상승에 취약하다.
반면 중국은 석탄과 재생에너지 비중이 큰 비교적 다변화된 에너지 구조를 갖고 있어 방어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막대한 전략비축유와 러시아산 원유·천연가스를 할인된 가격에 들여올 수 있는 점도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들보다 에너지 충격을 덜 받는 배경으로 꼽힌다.
전쟁 이전부터 낮은 수준에 머물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촉발했던 물가상승률도 현 시점에선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1.3%로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당국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다.
바클레이스의 미툴 코테차 아시아 외환·신흥시장 거시전략 책임자는 “중국은 에너지 충격의 파급 영향이 덜하고, 출발점도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인민은행은 다른 중앙은행과 다른 위치에 있다”며 “여전히 중국의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을 보고 있다. 다른 곳들과는 매우 다른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국내 투자자들의 수요도 중국 국채를 떠받치고 있다. 중국 당국의 자본 통제 때문에 해외 대체 투자처를 자유롭게 찾기 어려운 데다,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 주식시장 급락 트라우마 등으로 중국 내 많은 투자자들이 국채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T.로프라이스의 빈센트 청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국 국채 시장이 “수요가 묶여 있는 자본이기 때문에 충격을 더 잘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본 통제가 중국 국채 시장을 다른 채권시장과 상대적으로 분리된 시장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JP모건자산운용의 제이슨 팡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중국 국채에 대해 “우리 같은 투자자들에겐 (중동에서의 전쟁과) 매우 상관관계가 낮은 투자 대안을 제공한다”고 거들었다. BNP파리바의 웨이 리 중국 멀티애셋 투자 총괄 역시 “중국 국채는 상대적으로 고립된 시장”이라며 “대부분의 투자자는 국내 투자자들이다. 미 국채시장과는 매우 다르다”고 평했다.
이에 따라 중국 국채에 관심을 갖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가베칼의 공동창업자인 찰스 가브와 루이-뱅상 가브는 최근 메모에서 “2012년 이후 중국 국채에 투자하는 것은 글로벌 정부채 투자자들이 미국 물가를 웃도는 수익을 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 중 하나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 독일, 영국 등 다른 주요 채권시장들은 지난 14년간 실질 기준으로 큰 손실을 냈고, 일부는 명목 수익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 투자자들은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이 오히려 미국보다 예측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리 총괄은 “인민은행은 중앙정부가 금리를 내리라고 하면 내린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에는 불확실성이 많다. 새 연준 의장이 취임하면 정책이 계속될지 알 수 없다. 국채에 투자할 때 투자자들은 이런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는다. 안정성을 원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