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영등포구 서민민생대책위원회에서 열린 주한 이란대사 초청 토론회에서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종전 조건 ‘침략 재발 방지·피해 보상’
쿠제치 대사는 이란의 종전 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란이 원하는 것은 ‘다시는 미국이 우리 국토를 침범하지 않는다’는 완벽하고 견고한 보장”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전쟁을 마치는 조건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기에 더해 “피해 보상 없이는 전쟁의 끝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란 측이 피해 보상을 공식 종전 조건으로 명시한 것이다.
미국과의 협상 현황에 대해서는 “미국과 굳이 협상장에 앉아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공식 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 중재국을 통한 메시지 교환은 있지만 이것이 협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현재 대화가 단절된 배경으로는 지난해 6월 협상 도중 미국·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을 당한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그때 12일간의 전쟁이 시작됐고 9개월도 안 돼 똑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며 “신뢰할 수 있는 것들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발언 믿기 어려워…네타냐후 꾐에 빠진 것”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종전 의향 발언에 대해서는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쿠제치 대사는 “트럼프의 발언은 모순적이고 믿기가 힘들다”며 “여론을 속이거나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종전 의향을 밝힌 것에 대해서는 “현재와 같은 긴장 상태를 계속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란의 입장을 명확하게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쟁의 근본 원인에 대해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팽창 정책을 꼽았다. 그는 “트럼프가 네타냐후의 꾐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전쟁은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이 아니라 개인 네타냐후와의 전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핵 활동은 처음부터 평화적 목적이었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를 핑계로 공격을 단행한 것이라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억류 한국 선박 해결 약속
쿠제치 대사는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 26척과 선원 180여명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협조 의지를 밝혔다. 그는 “자세한 선박 정보를 알려주면 대사로서 이 문제를 챙기겠다”며 “따로 조율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의 관계가 더 긍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본국에 잘 전달해서 선박이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1일 서울 영등포구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에서 열린 주한 이란대사 초청 토론회에서 호르무즈해협 지도가 화면에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