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도 수출 신기록…반도체 앞세워 첫 800억달러 돌파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01일, 오후 09:39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지난달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800억달러를 돌파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다만 반도체 쏠림 현상은 갈수록 심화하며 전체 수출의 약 38%를 차지, 수출 다변화 전략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에너지·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불안 조짐이 나타나 향후 수출 호조 흐름이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체 반도체 수출액 추이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은 861억 3000만달러(약 130조원·통관 기준 잠정)로 전년 동월 대비 48.3% 늘었다.

기존 최대였던 지난해 12월(695억달러) 실적을 뛰어넘어 사상 처음으로 800억달러를 넘어섰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도 전년보다 41.9% 증가한 37억 4000만달러를 기록하며,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월간 수출은 작년 6월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로 전환한 뒤 10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는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도체 수출은 328억 3000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151.4% 급증했다. 메모리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와 일반 서버향 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3월 메모리 평균 고정가격을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범용 D램 제품인 DDR4 8Gb는 1.35달러에서 13.0달러로 8배 이상 치솟았고, DDR5 16Gb와 낸드 128Gb 역시 6배 이상 뛰었다.

다만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하고 있어 우려가 나온다. 2023년까지만 해도 전체 수출액의 15.9%에 그쳤던 반도체 비중은 지난달 38.1%까지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경기 변동성이 큰 메모리 중심이라는 점에서 향후 글로벌 경기 조정 국면에서 수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일부 품목에서는 중동 전쟁 여파에 따른 충격이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 수출의 경우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수출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중동 전쟁으로 인한 일부 물류 차질이 겹치며 작년보다 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석유제품 수출은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수출 단가가 크게 오르면서 작년보다 54.9% 증가한 51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출 통제가 시작된 지난달 13일 이후 휘발유·경유·등유는 물량 기준 각각 5%, 11%,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원복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앞으로 반도체 역시 중동 전쟁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면서 “기초 화학 소재를 원료로 사용하는 구조상 석유화학 공급 제한이나 가격 상승이 반도체 소재 비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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