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의 승리 선언과 함께 종전까지의 시한을 “앞으로 2~3주”라고 암시하며 이 기간에 “그들을 극도로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다. 석기시대로 돌려놓겠다”고 예고했다. 동시에 그는 이란의 새 정권과 종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이 정권이 이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세력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기존 이란 집권층은 협상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설령 전쟁이 끝나더라도 에너지·원자재 공급 위기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2~3주 동안 강력한 타격을 예고했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쥔 채 전쟁을 마무리할 수도 있어서다. 이번 이란전이 미국의 군사적, 전략적 목표를 일부 달성했을지 모르지만 전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외교적 재앙으로 남을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주요 유럽 동맹국과의 관계가 악화했고 주변 걸프국들은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에 노출됐으며 유럽과 아시아의 저개발 국가에서 식량, 비료, 연료 가격을 상승시켰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산 원유·가스에 의존하는 국가들이 나서서 스스로 해협을 지키거나 미국에서 석유를 구입하라”며 ‘미국은 발을 뺄 테니 중동산 에너지에 의존하는 국가들은 알아서 하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앞으로 2~3주 동안 고강도 타격을 진행하더라도 이란 정권은 호르무즈 통제권을 놓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발을 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이란이 사실상 영구화하며 ‘통행료’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그룹인 UBS는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대부분 폐쇄한 상태로 종전 선언을 하면 전시 상황에서 변경된 해협의 구조적 영구화(이란에 의해 봉쇄)가 이뤄진다”며 “이는 지속적인 유가 상승을 가져오고 해운업계는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전쟁 관련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AFP)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가 가져올 충격이 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강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스버디의 패트릭 드한 석유분석 책임자는 “호르무즈를 봉쇄한 채 전쟁을 끝내는 것은 ‘평화’가 아닌 세계 최대 에너지 요충지를 이란에 내어주는 것”이라며 “에너지 가격 고공 행진과 장기 불안정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 역시 이란이 종전 후에도 호르무즈 해협 위협을 유지한다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아 글로벌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배럴당 150달러 시나리오는 충분히 가능하다. 심지어 200달러도 황당한 숫자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