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부 수입 의약품 최대 100% 관세…韓 15% 상한(종합)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03일, 오전 07:40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일부 수입 의약품에 대해 최대 10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자국 내 생산 확대와 함께 약가 인하를 동시에 압박하는 조치로, 글로벌 제약 공급망과 가격 구조에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표를 들고 상호관세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AFP)
2일(현지시간) 백악관과 미 언론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미국과 관세 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생산된 특허 의약품 가운데, 행정부의 ‘최혜국(MFN) 가격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 제품에 적용된다. 약값을 낮추지 않거나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지 않는 기업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구조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새로운 관세 체계를 공식화했다. 이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조치로,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 의약품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도가 반영됐다.

관세 부과 시점은 기업 규모에 따라 달라 대형 제약사 제품은 120일 후, 중소 제조업체 제품은 180일 후부터 적용된다. 기업들이 가격 인하 협상이나 미국 내 투자 계획을 제출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을 부여한 것이다.

다만 한국과 유럽연합(EU), 일본, 스위스 등 주요 교역국에 대해서는 관세율이 최대 15%로 제한된다. 영국은 별도 합의를 통해 10% 수준의 더 낮은 관세가 적용된다.

또 제약사가 미국 내 공장 신설을 약속할 경우 공장 건설 기간 동안에는 20% 관세가 적용되며, 최혜국 가격 협정에 참여하면 관세가 면제된다. 행정부는 향후 미국 내 의약품 생산 비중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백악관은 이미 13개 제약사와 합의를 체결했고 추가 협상도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약 4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내 투자 약속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은 단순한 보호무역 조치를 넘어 ‘약가 인하’까지 겨냥한 것이 특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를 협상 카드로 활용해 글로벌 제약사들에 미국 내 가격을 낮추도록 압박해왔다. 실제 일부 기업은 약가 인하와 미국 투자 확대를 조건으로 관세를 면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기업들은 100% 고율 관세 대상에서는 제외돼 15% 상한이 적용되지만, 기존 대비 부담이 커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원료의약품(API) 중심 기업들이 관세 부담과 가격 경쟁력 약화 압력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유한화학, 종근당바이오, 한미정밀화학 등 주요 업체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들 기업은 글로벌 제약사에 원료를 납품하는 구조로, 사업 특성상 가격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고 미국 내 생산 기반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DMO) 및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은 직접적인 관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글로벌 제약사들이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미국 내 생산 비중을 확대할 경우, 기존 한국 CDMO에 맡기던 일부 물량이 현지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상업 생산 단계의 항체의약품에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날 경우 수주 구조에 변동성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단기적으로는 미국 내 생산 설비 확충이 쉽지 않은 만큼 외부 위탁생산 수요가 확대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형 CDMO에 추가 물량이 유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셀트리온 역시 미국 판매 전략과 가격 정책 조정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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