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통항료는 이란이 국가별 우호도를 5단계로 나눠 적용하고 있으며, 위안화 또는 가상자산(암호화폐)으로 받고 있다. 대형 원유 운반선(VLCC)의 적재량이 약 200만배럴인 점을 고려하면, 통행료만 약 200만달러(약 30억원)가 추가되는 셈이다.
통항 허가를 받으려면 사전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하며, 선적 정보 등을 중개업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심사 후 결정된 금액을 결제하면 이란 혁명수비대가 ‘허가 코드’를 발급하고 항로를 안내한다.
이란은 라락섬과 케슘섬 사이에 ‘안전 통로’(safe corridor)를 설치해 우방국과 협의한 선박의 항행을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또 우방국 선박임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국가 국기를 게양토록 요구하고 있다.
일부 국가는 이란과 협의해 통항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파키스탄 정부가 한 원유 운항사에 대해 선적과 국기를 파키스탄으로 변경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도록 제안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은 이란과 협상해 20척의 통항 허가를 받았으나, 실제 파키스탄 국적 선박은 몇 척에 불과해 나머지 ‘허가 몫’을 다른 국적 선박의 통과를 돕는 데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조치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해 국제사회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노린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비해 군사력·경제력이 열세인 만큼, 주요 원유 해상로를 통제하는 것이 주요 외교 카드가 되고 있다.
영국 해운 전문매체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전투 발생 이후 파키스탄·중국·튀르키예 등 일부 비(非)이란 국적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소폭 증가했다. 러시아의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보좌관은 전날 “호르무즈 해협은 러시아에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 외무부도 이란과 외교장관 간 전화회담을 통해 “해협 통과 보장을 약속받았다”고 발표했다.
한편 해협 통항 리스크를 피하려는 움직임도 확대하고 있다. 일부 선박은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얀부항을 통해 붉은해(홍해)로 우회하는 경로를 선택하고 있으며, 이 항로를 보완하기 위해 사우디는 동부 주베일항과 얀부항을 잇는 원유 파이프라인 확장 및 신규 노선 설치를 검토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날 보도했다.
그러나 홍해 항로 역시 안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란이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에게 홍해 항로 선박 공격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후티 반군 지도자 압둘 말리크 알후티는 전날 “(이란 등과의) 공동 군사작전은 지속적이고 단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그 진전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을 주장하고 있으나 구체적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1일 대국민 연설에서 “분쟁이 끝나면 해협은 자연스럽게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루스소셜에선 “(해협이) 자유롭고 깨끗하게 개방될 때 미국은 휴전을 검토할 것”이라고 게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