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레오 14세 교황이 최근 몇 주 사이 이란 전쟁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달 31일에는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부디 출구전략을 찾고 있기를, 폭력과 폭격의 규모를 줄일 방법을 찾고 있기를 바란다”고도 말했다.
교황 레오 14세가 2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성 목요일을 위한 기됵교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사진=AFP)
그는 지난달 29일에는 “적군의 파멸을 위해 예수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 기도는 들어주지 않는다”며 이례적으로 강한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이는 이란 공습을 정당화하며 종교적인 수사를 사용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달 25일 미 국방부 예배에서 “자비를 받을 자격이 없는 이들에게 압도적인 폭력적 행동이 가해지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레오 14세 교황이 국제 사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대한 일종의 견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티칸을 연구하는 이탈리아 학자 마시모 파지올리는 교황이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트럼프에 대해 온건하다”는 비판을 받지 않기를 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신중한 표현을 사용하는 레오 14세 교황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을 끝낼 ‘출구전략(off-ramp)’를 찾으라고 촉구했는데, 이는 미국식 구어 표현을 사용해 트럼프 행정부에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파지올리는 지적했다.
바티칸 교황청은 올해 2월 트럼프 대통령이 JD 밴스 부통령을 통해 건국 250주년을 맞아 미국을 방문해 달라고 초청했으나 사실상 이를 거절했다.
그런가 하면 교황이 세계 평화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다. 가톨릭 시카고 대교구의 블레이스 수피치 추기경은 레오 14세 교황이 전쟁을 멀리할 것을 촉구해온 역대 교황들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번에는 미국인 교황의 목소리로, 영어권 세계가 익숙한 표현을 통해 메시지를 듣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만이 백악관과 교황청 간 갈등의 원인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이민 정책,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세, 유럽과의 대립, 다자주의 체제 해체 문제 등을 두고도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예컨대 미 국방부는 AI 소프트웨어 팔란티어를 사용하는데, 이 때문에 교황청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술 동맹’들에게도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이자 팔란티어 창업자 피터 틸은 지난달 1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적그리스도(성경에서 그리스도를 대적하거나 부인하는 자를 가리키는 용어)’ 비공개 강연을 진행했는데, 이에 대해 교황청 고위 인사들은 틸을 멀리해야 할 위험한 배교자라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틸은 밴스 부통령의 멘토로, 밴스가 최근 개종하는 데에도 영향을 준 인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