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1년…글로벌 車업계 관세 부담 '약 53조원'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03일, 오후 05:30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트럼프 미국 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25% 추가 관세를 발동한 지 만 1년을 맞은 가운데, 글로벌 자동차·부품 업계의 올해 관세 비용 부담이 총 350억 달러(약 52조776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항의 토요타 자동차. (사진=AFP)
3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미국 시장 조사회사 콕스 오토모티브는 올해 미국 내 자동차 업계의 관세 부담이 차량 한 대당 3800달러(약 573만원)의 비용 증가를 유발한다고 추산했다. 미국 판매 비중이 높지만 미국 현지 생산 비율이 낮은 스바루·마쓰다 등 중견 완성차 업체들의 타격이 특히 크다.

◇스바루 美법인 적자 전환…마쓰다 5년만에 분기 적자

스바루는 전 세계 판매의 70%가 미국에서 이뤄지지만, 인디애나주 현지 공장의 생산 대수는 미국 판매량의 절반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일본에서 수출해 관세 부담을 그대로 떠안고 있다. 인디애나 공장을 운영하는 미국 자회사는 지난해 4~12월 1억4700만 달러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2억4100만 달러 흑자에서 불과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스바루는 2026년 3월 결산 기준 관세 영향액을 2290억엔(약 2조1640억원)으로 예상하며, 영업이익은 1300억엔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마쓰다는 지난해 4~12월 최종 손익이 5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완성차에 부과되는 15% 관세 외에 부품 15% 관세와 철강·알루미늄 제품 50% 관세까지 겹쳐 비용 압박이 다층적으로 가해지고 있다.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대기업 7개사가 지난 2월 발표한 2025년 4~12월 연결 실적에서 관세 영향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액은 2조1000억엔으로 집계됐다. 2026년 3월 결산 연간 기준으로는 2조50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올리면 고객 잃는다…수출 가격 오히려 낮춰

적자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관세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가격을 올리면 판매에 직격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세 발동 이후 북미향 승용차의 달러 기준 수출 가격은 오히려 20% 가까이 내렸다.

스바루 북미법인의 제프 월터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시장 상황에 맞는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도 관세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지만, 일본 업체들은 고객 이탈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분석이다. 각사는 판매점 인센티브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흡수하고 있다.

◇버티면서 투자…도요타 5년간 최대 100억 달러 美투자

공급망의 단기 재편이 쉽지 않은 만큼, 대규모 생산 이전 대신 미국 내 투자 확대로 장기전에 대비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KPMG컨설팅의 도도키 히카루는 “자동차 회사의 부담이 늘었지만 북미로의 급격한 생산 이전 등 대규모 공급망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향후 5년간 최대 1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고 엔진 현지 생산도 늘릴 계획이다. 신형 SUV ‘RAV4’의 하이브리드 모델은 처음으로 미국에서 생산된다. 혼다는 미국향 ‘시빅’ 하이브리드 모델 생산을 지난해 9월 인디애나주 공장으로 이전했다.

부품 업체들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베어링 대기업 일본정공(NSK)은 오는 2030년까지 약 50억엔을 투입해 미국 공장의 자동차용 생산 능력을 확대한다.

◇USMCA 재협상 변수…생산지 선택 압박 가중

연내 있을 것으로 예정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협상도 업계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트럼프 정부는 재협상 거부 입장을 고수하며 USMCA 탈퇴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KPMG의 도도키는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멕시코를 활용한 수익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미국 단독 저비용 생산 방안을 동시에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토요타 자동차 판매장.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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