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일부 통과 재개…프랑스 선사 컨테이너선 첫 안전 항해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04일, 오전 01:07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프랑스 선사 소속 컨테이너선과 오만 유조선 3척이 분쟁 지역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걸프만을 빠져나갔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국적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자그 바산트(Jag Vasant)호가 중동 전쟁 와중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뒤4월 1일 인도 뭄바이 해안의 하역 터미널에 정박해 있다. (사진=AFP)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해운사 CMA CGM 소속 컨테이너선 ‘크리비(Kribi)’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서방 대형 선사가 운영하는 선박으로는 처음으로 안전하게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선박은 지난달 28일 두바이 인근 해역에서 자동식별장치(AIS)를 켠 뒤, 3일 오후 화물을 실은 채 해협을 통과했다.

전쟁 초기에는 이란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많은 선박이 위치추적 장치를 끄는 이른바 ‘다크 항해’를 했지만, 크리비호는 항해 내내 장치를 켠 상태를 유지했다. 항로는 이란 해안 인근 라라크섬 주변을 경유하는 경로로, 최근 선박 통과 시 이란이 육안 확인을 위해 활용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오만과 연계된 유조선 3척도 별도의 북쪽 항로를 이용하지 않고 해협을 통과했다. 특히 일본 선사 미쓰이 OSK 라인이 공동 소유한 LNG 운반선 ‘소하르 LNG’는 전쟁 이후 처음으로 걸프만을 빠져나간 LNG 운반선으로 기록됐다.

해운 정보업체 EOS 리스크의 마틴 켈리 자문 책임자는 “이번 사례는 특정 국가나 선박이 이란과 합의를 이룰 경우 해협 통과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란이 사실상 통과 절차를 마련해 적용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선박의 통과는 제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던 전략 요충지로, 이번 전쟁에서 핵심 분쟁 지점으로 떠올랐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걸프 지역 동맹국의 선박과 항만을 겨냥하며 해협 통항을 사실상 마비시켰고, 이에 따라 유가도 급등했다.

최근 일주일간 해협 통과 선박은 53척으로, 전주(36척)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정상 수준에는 못 미친다. 이란 당국은 선박 통과를 관리하기 위한 ‘프로토콜’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자국과 우호적인 국가에 대해서는 안전한 통과를 허용할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파키스탄은 자국 국적 선박 20척의 통과를 허용하는 합의를 체결했다고 주장했으며, 중국 국영 해운사 코스코 계열 선박들도 최근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영국은 해협 항행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국제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다수 국가가 참여하는 회의를 개최했다. 다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군사력만으로 해협을 개방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협상을 통한 해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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