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8시간 내 합의 안 하면 ‘지옥’…이란전 '중대 분수령'(종합)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05일, 오전 08:28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48시간 내 협상 수용을 요구하며 “응하지 않으면 지옥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중동 전쟁이 중대 분수령에 진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시간 거의 다 됐다”..이란 민간 에너지 인프라 폭격 경고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이란에 협상을 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라고 10일을 줬던 것을 기억하라”며 “시간이 거의 다 됐다 — 48시간 후에는 모든 지옥이 그들에게 쏟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나님께 영광을!”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가 미국의 조건을 수용하지 않고, 페르시아만에서 모든 선박의 항행을 보장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이란의 민간 에너지 인프라를 폭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공격은 국제법상 전쟁범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말 평화 협상을 위한 초기 논의가 시작되면서 기존 5일 시한을 4월 6일 오후 8시(한국 시간 7일 오전 9시)까지 연장했지만, 최근 전투 격화와 미군 피해 발생 이후 다시 강경 기조로 선회한 모습이다. 특히 이란이 미군 항공기 2대를 격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사적 긴장은 한층 고조됐다.

이스라엘도 군사 행동을 준비 중이다. 이스라엘 고위 국방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향후 일주일 내 이란 에너지 시설을 공격할 준비를 마쳤으며 미국의 최종 승인만 남은 상태라고 밝혔다.

미국 역시 이란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민간 에너지 인프라를 타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실제 공격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F-15E 전투기 (사진=AFP)
◇미군 전투기 격추·조종사 실종…전쟁 리스크 급상승

전쟁이 6주째 접어든 상황에서 미군 피해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란은 미 공군 F-15E 전투기를 격추했고, 미군은 실종된 승무원 1명을 찾기 위한 수색·구조 작전을 진행 중이다. 이번 격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은 더는 방공 장비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해온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전황이 예상보다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역시 그동안 이란 상공에서의 공중 우위를 강조해왔다.

미 당국은 승무원 1명은 구조했지만 나머지 1명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쿠웨이트 상공에서는 또 다른 미군 전투기인 A-10 워트호그 공격기가 추락했으며, 조종사는 구조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미국과 이란은 ‘조종사 확보 경쟁’에 돌입했다. 이란 측은 해당 조종사를 생포할 경우 6만6000달러(약 1억원)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히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수색 작전에 투입된 미군 헬기 역시 이란의 공격을 받는 등 현장 상황은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실종 조종사가 실제로 이란 측에 확보될 경우, 비공개 협상을 통해 제재 완화나 정치적 양보를 요구하거나, 공개적으로 신병을 노출해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키우는 동시에 군사 대응 수위를 끌어올리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수색·구조 작전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다만 그는 이 사건이 이란과의 평화 협상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NBC뉴스는 전했다.

레바논 티레 인근 알호시 지역에서 2026년 4월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사이를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중동 전역으로 확전…에너지 시설 직접 타격

이란은 이스라엘과 걸프 국가들을 향한 드론과 미사일 공격도 이어가고 있다. UAE와 쿠웨이트 등에서는 에너지 시설이 실제 타격을 입으며 피해가 발생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날 이란에서 발사된 79개의 발사체를 탐지했으며, 이는 지난 3월8일 이후 최대 규모다. 두바이에서는 요격 잔해가 건물에 떨어졌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UAE 최대 가스 처리시설인 합샨은 화재로 가동이 중단됐고, 쿠웨이트 미나 알아흐마디 정유시설도 드론 공격으로 불이 났다. 이스라엘에서도 텔아비브와 인근 지역이 피해를 입었으나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에 이스라엘은 테헤란의 방공시설과 미사일 저장시설을 공습했고, 이란은 남서부 후제스탄주 마슈흐르 석유화학 지역이 공격을 받아 모든 인원이 대피했다고 전했다.

◇ 호르무즈 해협 개방 관건…국제사회 개입 효과있나

전쟁의 핵심 변수는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이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LNG 물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에너지 수송로다.

이란은 해협 통행을 사실상 통제하면서 오만과 공동 감시 체계 구축 및 통행료 부과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일부 선박만 제한적으로 통과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의 반대 가능성 등으로 실질적 조치가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에 대응해 영국 주도로 40여 개국 외교장관들은 지난 2일 해협 재개 방안을 논의했고, 휴전 협상에 반드시 호르무즈 해협 문제 해결이 포함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미국과 이란은 이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바레인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를 위한 국제적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추진에 나섰다. 다만 러시아는 이를 “이란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어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있다.

전쟁 장기화 우려 속에 국제유가는 배럴당 110달러를 웃돌며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휘발유 가격 상승과 함께 인플레이션 재자극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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