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NASA 예산 23% 삭감 추진…”美과학 리더십 위협”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06일, 오전 10:46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항공우주국(NASA) 예산 삭감을 추진한다. 유인 달탐사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예산은 추가 지원하되, 전체 예산은 23% 줄일 것을 제안했다. 미 과학계에서는 예산 삭감이 필연적으로 아르테미스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으며 우주 과학 및 탐사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CNN은 백악관이 지난 3일 공개한 2027회계연도(2026년 10월∼2027년 9월) 예산안 개요에서 NASA의 총 예산을 56억 달러(약 8조 4000억원) 삭감할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 예산 대비 23% 줄어든 것이다. 백악관은 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10억 달러(약 1조 5000억원) 늘렸지만, 다른 과학 예산은 50% 가까이 대폭 줄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지난해 12월 취임한 제러드 아이작먼 NASA 국장은 백악관의 이 같은 예산안에 찬성하며 “총예산 규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NASA의 예산은 전 세계 그 어떤 우주 기관보다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인 우주 비행과 화성 탐사에 배정된 1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작년 트럼프 대통령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에 포함돼 있다는 점을 짚으며 “이 자금을 통해 NASA가 달 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새로운 화성 탐사선을 개발하며, 낸시 그레이스 로만 우주 망원경과 같은 다양한 과학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 과학계는 NASA 예산 축소에 반발하고 있다. 과학적 연구 활동을 대폭 축소하면서 인류를 우주로 보내 탐사하게 하겠다는 비전을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노후화된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유지 관리 및 후속 기체 발사 등 NASA의 다양한 다른 계획들은 백악관 예산안으로 인해 명백히 불확실한 상태에 놓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 플래네터리 소사이어티의 정부 관계 담당 이사 잭 키랄리는 “외부 태양계 프로그램, 천체물리학, 태양물리학 등 인간 탐사 프로그램을 뒷받침하고 가능하게 하는 모든 분야에 예산 삭감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과 유인 우주 탐사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NASA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미국이 과학 기술 리더십을 스스로 포기하는 “항복의 예산이다”고 비판했다.

이번 예산안은 민간 협력 사업에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NASA는 오랫동안 민간 기업이 저지구 궤도에 새로운 우주정거장을 건설하도록 유도해 ISS를 대체하려 해왔다. ISS는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 일본, 러시아가 공동 운영하는 시설로, 지구 상공 수백 마일에서 다양한 실험과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NASA는 최근 기존 ISS에 모듈을 추가한 뒤, 향후 민간 시장이 형성되면 이를 분리해 독립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필요한 예산 규모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번 예산안은 ISS 예산을 11억 달러 삭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ISS 대체가 현실적으로 가능할지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또 다른 단체인 내셔널 스페이스 소사이어티는 일부 비용 절감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우주정거장 예산 삭감은 “현명하지도, 생산적이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강력한 NASA는 탐사 프로그램과 충분히 지원된 과학 연구가 함께 갈 때 가능하다”며 “둘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강화하는 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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