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전쟁범죄"…美민주, ‘지옥문 위협’ 트럼프에 맹공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06일, 오후 03:50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발전소·교량 등 민간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자, 미국 민주당이 “명백한 전쟁범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은 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전쟁범죄를 저지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공화당 지도부는 그를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머피 의원은 “그는 이란의 모든 교량과 발전소를 파괴하겠다고 말한다”며 “아마도 거짓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일부만 폭파하더라도 발전소에서 일하거나 도로를 이용하는 수천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이것 역시 전쟁 범죄”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7일은 ‘발전소의 날’이자 ‘교량의 날’이 될 것”이라며 이란 내 주요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암시했다. 이어 “그 빌어먹을 해협을 열어라, 이 미친놈들아. 그렇지 않으면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다”고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이 같은 발언은 이란 전쟁 여파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전국 일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1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기 직전과 비교해 38% 가량 상승한 것이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트럼프의 이란 관련 위협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특히 민간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실제 민간인 피해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이란에 대한 공습을 시작한 이후, 미 인권단체 ‘휴먼라이츠 액티비스트 뉴스 에이전시(HRANA)’에 따르면 어린이 최소 244명을 포함해 16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엑스에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부활절을 맞아 교회에 가고 가족·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동안, 트럼프는 온라인에서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폭언을 쏟아내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전쟁 범죄 가능성을 언급하며 동맹국들을 멀어지게 하고 있다”며 “이게 바로 그의 모습이지만, 이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미국의 모습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훨씬 더 나은 모습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엑스에 “트럼프의 발언은 역겹고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쓰는 표현을 빌려 “이 사람에게는 분명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이 사안에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고 덧붙였다.

진보 성향의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자신의 엑스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이란 전쟁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부활절 일요일에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발언이 바로 이것”이라며 비판했다. 그는 “이는 위험하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개인의 망언”이라며 “의회는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였지만 마조리 테일러 그린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엑스를 통해 기독교를 자처하는 모든 인물들이 신에게 용서를 구하고 대통령의 광기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린은 “트럼프는 미쳐버렸고, 당신들 모두 공범”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수십 년간 반복해 온 ‘이란이 언제든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라는 거짓 주장에 근거해 이유 없는 전쟁을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가 발전소와 교량을 폭격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그가 해방시키겠다고 주장했던 이란 국민을 해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것은 2024년 미국 국민이 압도적인 표를 던졌을 때 우리가 약속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것은 결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악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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