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치솟자 잘 나가는 전기차…K배터리도 웃는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06일, 오후 05:38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올해 중동 사태 발생 이후 전 세계적으로 고유가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관심이 전기차로 쏠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기차 수요가 크게 꺾인 미국에서도 전기차 판매량이 반등세를 보이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도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6일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워즈오토(WardsAuto), 하나증권 등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내 배터리 전기차(BEV) 판매량은 8만8582대로, 전월 대비 21.5% 급증했다. 미국 내 BEV 판매량은 지난해 9월 14만5000대 수준에서 같은해 10월 6만9733대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최대 7500달러(약 1130만원)까지 지급하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폐지된 이후 수요가 꺾인 것이다.

순수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11월 약 6만5000대로 바닥을 찍은 뒤 올해 2월까지도 7만대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지난달 8만8582대를 기록하면서 6개월 만에 8만대 수준으로 다시 올라왔다.

업계에서는 최근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유가 급등에 따라 유류비 부담이 커지는 만큼, 기름값이 더 오를수록 전기차 등 친환경차 전환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중동 사태 이후 지난달 수입차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충전소 사진.(사진=연합뉴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도 실적 개선 가능성에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배터리업계는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사실상 전기차용 배터리로는 수익성을 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가 이어지는 데다, 친환경차의 경우 내연기관차 대비 가격 경쟁력이 낮은 만큼 수익성 악화 돌파구를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 불확실성 등이 맞물리면서 전기차 수요가 가장 크게 꺾였던 시장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미를 중심으로 다시 전기차 수요가 살아날 경우 배터리 업계의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ESS 시장에 집중하면서도, 전기차 수요 회복에 대응하기 위한 라인업 다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은 성능은 유지하면서도 니켈 함량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갖춘 미드니켈 삼원계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르노의 전기차 ‘세닉’에 첫 자동차용 미드니켈 배터리를 탑재했다. 배터리3사는 현대차·기아의 차세대 전기차에도 미드니켈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다. 이외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완성차 업계와의 파트너십도 강화하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최근 방한한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그룹 회장과 회동해 전기차용 배터리 협력을 논의했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도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독일 출장길에 올라 주요 완성차 고객들을 연이어 만났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용 배터리도 ESS 못지않게 중요한 시장”며 “최근 수요 회복 신호가 보이는 만큼 적기 대응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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