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민성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리서치 디렉터(왼쪽), 최정구 수석연구원.(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특히 현재와 같은 메모리 공급 부족 상황은 후발 주자인 중국에 최적의 기회다. 공급망 다변화가 절실한 민간 사업자들이 중국산 메모리를 채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수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기점이 될 수 있다.
물론 중국의 반도체 성장은 기술이 추격 가능하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중국의 추격 앞에 가장 큰 리스크는 외부의 경쟁자가 아니라 우리 내부의 ‘방심’이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중국의 기술력을 평가절하하거나 기술 유출 방지에만 급급한 수동적인 태도에 머물러 있다. 1, 2위라는 상징적인 타이틀과 과거의 자부심에 안주하기에는 중국의 성장 속도가 너무나 빠르다.
미국의 수출 제재 덕에 아직 중국 기업들은 첨단 공정이 필요한 10나노급 6세대(1c)급 이상의 D램 공정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로 고성능·저전력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확대하는 가운데, D램 공정에서도 전력 소모를 줄이고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미세화가 요구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가 중국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지점이 바로 D램 공정 미세화다. 10나노급 7세대(1d)를 넘어 9나노급(0a·0b) 공정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하는 이유다. 이와 함께 메모리 병목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는 3D D램과 하이브리드 본딩 등 차세대 기술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초격차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은 여전히 AI 핵심 공급망이지만, 이는 강력한 경쟁력을 유지할 때만 유효한 조건이다. 선진 기술에 대한 자부심은 갖되 냉정한 분석과 경각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달콤한 수익에 안주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로 미래 기술을 선점할 때만이 한국 메모리의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