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사진=AFP)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전 세계 석유·가스 공급의 약 20%가 영향을 받았고, 글로벌 원유 공급량은 약 13%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단순한 에너지 가격 상승을 넘어 헬륨, 비료 등 주요 산업 원자재 공급망까지 흔드는 연쇄 충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여파로 IMF는 다음 주 발표하는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물가 전망을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전쟁이 없었다면 IMF는 2026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3.3%, 2027년을 3.2%로 소폭 상향 조정할 계획이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전쟁이 빠르게 끝나더라도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소폭 낮아지고 물가는 상승할 것”이라며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그 충격은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이 오늘 당장 끝난다 해도 세계 경제에는 지속적인 부정적 영향이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는 다음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 춘계회의의 핵심 의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전 세계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참석하는 이번 회의에서는 에너지 공급 차질과 인플레이션 압력, 금융시장 불안 대응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IMF 회원국의 약 85%가 에너지 수입국인 가운데, 저소득·취약국은 물가 상승에 대응할 재정 여력이 부족해 경제 충격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일부 국가들은 이미 IMF에 금융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IMF는 기존 대출 프로그램을 확대하거나 긴급 지원을 통해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원 대상 국가와 규모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충격은 국가별로 ‘비대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에너지 수입국이 더 큰 피해를 입고 있지만, 카타르 등 주요 에너지 수출국도 이란의 공격으로 생산시설이 타격을 입으며 영향을 받고 있다. 카타르는 전체 천연가스 생산량의 약 17%를 복구하는 데 3~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전 세계에서 최소 72개의 에너지 시설이 피해를 입었으며, 이 가운데 3분의 1은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향후 에너지 공급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국제 유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글로벌 기준 유종인 브렌트유는 이날 배럴당 약 11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IMF와 세계은행, 국제에너지기구는 전쟁이 에너지 및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공동으로 평가하기 위한 협력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한편 식량 안보 문제도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IMF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식량농업기구(FAO)와 협력해 관련 영향을 점검 중이다. 비료 공급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농업 생산 감소로 이어져 식량 가격 급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식량계획은 전쟁이 오는 6월까지 이어질 경우 수백만 명이 심각한 식량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현재까지는 전면적인 식량 위기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공급망 충격이 장기화될 경우 상황이 빠르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