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이례적 트럼프 비판 “이란 인프라 공격 위협, 국제법 위반 소지”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07일, 오전 06:44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유엔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민간 인프라 공격 위협에 대해 국제법 위반 가능성을 경고하며 우려를 표명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사진=AFP)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발언에 대해 “우려한다(alarmed)”는 입장을 밝혔다고 유엔 측이 6일(현지시간) 전했다. 국제기구가 미국을 직접 겨냥해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스테판 뒤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위협을 실행에 옮길 경우 국제법을 위반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군사 시설을 공격할 때 민간인 피해 가능성이 크다면, 군사적 목적이 있더라도 불법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뒤자릭 대변인은 특히 “이란이 합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발전소, 교량 등 인프라를 공격하겠다는 소셜미디어 발언에 대해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올린 게시물을 지칭한 것이다.

그는 또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미국과 이란 양측에 국제법 준수를 촉구했으며, 민간 인프라는 공격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번 전쟁은 지난 2월 28일 발발했으며, 유엔은 이란 역시 전쟁 과정에서 이스라엘과 일부 걸프 국가의 민간 시설을 공격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특정 국가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 온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최근 들어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에는 분쟁 종식을, 이란에는 주변국 공격 중단을 촉구해 왔다. 또 중동 지역이 “더 큰 전쟁의 문턱에 서 있다”고 경고하며 항행의 자유와 민간인·민간 인프라 보호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미군은 이미 테헤란과 카라지를 연결하는 교량을 공격하는 등 비군사 목표물에 대한 공습을 최소 한 차례 감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강경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란이 8일 오후 8시(미 동부시간)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을 경우 “이란에는 교량이 하나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원한다면 4시간 내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교량을 파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발전소와 교량 폭격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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