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초토화’ 위협은 민간인의 피해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공격이 국제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민주당 의원들과 일부 유엔 관계자, 군사법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이란 전쟁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AFP)
지난 1일 대국민 연설에서는 “곧 군사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그들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보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일에는 트루스소셜에 욕설을 섞어가며 “7일은 발전소와 교량의 날이 될 것”이라며 “해협을 열지 않으면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다음날인 6일에는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내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일 밤 12시까지 이란의 모든 교량을 파괴하고, 모든 발전소를 ‘작동 불능 상태’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위협을 두고 전쟁범죄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대변인 스테판 뒤자릭은 이날 “이러한 인프라 공격은 국제법상 금지돼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정 민간 인프라가 군사적 목표로 간주될 수 있다 하더라도 과도한 부수적 민간 피해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면 공격은 여전히 금지된다”고 말했다. 척 슈머 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SNS에 “트럼프는 정신 나간 사람처럼 횡설수설하며 전쟁범죄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쟁범죄는 1864년부터 1949년까지 체결된 일련의 협약인 제네바 협약 등에서 규정한 전쟁 규칙을 위반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민간인에 대한 의도적 공격이 포함되며, 민간 인프라를 공격하는 것 역시 비전투원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전쟁범죄가 될 수 있다. 다만, 민간 시설과 인프라라도 군사적으로 중요한 기여를 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하고 있다.
즉, 목표물 공격으로 민간의 피해가 군사적 이익에 비해 과도하지 않은지,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했는지가 전쟁범죄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군사법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준을 놓고 봤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레베카 해밀턴 아메리칸대 워싱턴 로스쿨 교수는 블룸버그에 “민간 인프라가 이중용도일 수 있어 공격이 전쟁범죄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 경우에도 비례성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예상되는 민간 피해가 군사적 이익에 비해 과도해서는 안 되고, 목표 선정에도 신중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그는 “전쟁법의 핵심은 민간인 보호”라며 “군사 대상과 민간 대상을 구분하고 군사 목표만 공격해야 한다는 것이 국제인도법의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
레이첼 반랜딩엄 사우스웨스턴 로스쿨 교수는 AP통신에 “전력이 끊기면 병원과 수처리 시설이 영향을 받아 민간인 사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의 발언은 ‘정밀성도, 민간인 영향도 고려하지 않고 이란의 모든 발전 능력을 제거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 행정부 관리, 군 인사들이 실제 전쟁범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은 낮다.
미국 내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전쟁범죄 기소가 불가능하다. 군 통수권자로서 내린 명령은 2024년 연방대법원이 인정한 직무상 면책 범위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미군에 대한 전쟁범죄 기소는 일반적으로 군사법 체계인 통합군사법전(UCMJ)에 따라 이뤄지며, 군사재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역시 대통령이 광범위한 사면을 단행할 경우 기소 자체가 무력화될 수 있다.
국제형사재판소(ICC) 기소도 쉽지 않다. 이란, 미국, 이스라엘 모두 비회원국이라서다. ICC는 회원국 국민이 저지른 범죄, 회원국 영토에서 발생한 범죄, 관할권을 수용한 국가에서의 범죄, 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요청이 있는 경우 사건을 다룰 수 있다. 이론적으로 이란이 ICC 관할권을 수용할 수 있지만, 그 경우 자국의 걸프국가 민간 인프라 공격도 조사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유엔 안보리 조사 결의안은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