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사진=AFP)
다이먼이 가장 먼저 꼽은 리스크는 인플레이션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말 이란 폭격을 시작한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대부분의 선박 통행을 차단하면서 유가가 급등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다이먼은 서한에서 “파티를 망치는 존재가 있다면 바로 인플레이션이 서서히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이것만으로도 금리가 오르고 자산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자재 가격 충격이 수개월 더 이어질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배경에 깔려 있다.
이란 전쟁은 우리나라 시장과도 직결된다. 유가 급등은 수입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무역수지와 물가에 직접 파급되며,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압력으로도 작용한다.
◇“AI, 사실상 모든 직무에 영향”
다이먼은 AI가 JP모건의 모든 기능과 프로세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못 박았다. 30만명 이상의 직원을 둔 미국 최대 투자은행이 이 같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AI는 일부 일자리를 분명히 없애겠지만, 다른 일자리는 강화할 것”이라면서도 “AI 도입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맞춘 노동력 적응보다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와 기업이 재교육, 소득 지원, 기술 재습득, 조기 퇴직, 이주 등에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럽, 결정적 10년에 행동 못 해”
다이먼은 EU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경고를 쏟아냈다. 역내 무역 장벽과 고비용 복지 구조가 EU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유럽은 결정적인 10년에 진입하고 있는데, 행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다만 EU 국가들이 국방비를 늘리고 있는 점은 긍정 평가했다.
◇디지털 금융 경쟁·정부 신뢰 상실도 주목
다이먼은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의 부상을 또 다른 위협으로 지목했다. 그는 “100개 이상의 경쟁자를 연구하고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도시와 주의 낭비적 지출과 높은 세금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가 무너지고 있으며, 경제 성장의 과실이 고르게 돌아가지 않는 구조적 문제도 짚었다.
다이먼은 이 같은 리스크들이 반드시 현실화된다고 예단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그의 서한은 이란 전쟁 장기화, AI 전환, 서방 동맹의 균열이라는 세 축이 동시에 흔들리는 2026년 구도를 선명하게 보여줬다. 미 연준의 금리 결정, 이란 전쟁의 향방, 그리고 각국 정부의 AI 대응 속도가 이 리스크들의 현실화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