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럼 서기장, 국가주석도 겸직... 시진핑급 권력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07일, 오후 08:48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또 럼(69) 공산당 서기장이 국가주석직까지 겸임하며 막강한 권력을 손에 쥐었다.

베트남 국가주석으로 지명된 또 럼 서기장.(사진=로이터)
7일(현지시간) 베트남 국회는 럼 서기장의 국가주석 지명을 출석 의원 만장일치로 인준했다. 이에 따라 그는 당을 대표하는 서기장과 국가를 대표하는 주석을 동시에 맡게 됐다.

베트남은 그동안 서기장·주석·총리·국회의장으로 구성된 ‘4대 기둥’ 중심의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럼 서기장이 두 핵심 직책을 모두 맡으면서 권력 구조가 크게 재편될 전망이다. 이는 중국에서 공산당 총서기와 국가주석을 겸임하는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와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트남에서 서기장과 주석을 동시에 맡은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전임자의 사망 등 과도기적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두 직위를 모두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럼 서기장은 취임 연설에서 “매우 큰 영광이자 책임”이라며 평화와 안정 유지, 지속 가능한 성장, 국민 삶의 질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과학기술과 혁신,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성장 모델 구축을 강조했다.

그는 이미 취임 이후 대대적인 구조 개편을 단행하며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중앙 정부부처를 30개에서 22개로, 지방 행정구역을 63개에서 34개로 통폐합하는 등 대규모 개편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약 14만 명의 공무원이 감축됐다. 이는 1986년 ‘도이머이’(쇄신) 개혁 이후 최대 규모다.

또 남북 고속철도와 원자력발전소 건설 등 대형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며 연 10%대 경제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 기조는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권력 집중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40년 이상 공안 분야에서 활동해 온 럼 서기장의 이력 탓에 권위주의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베트남은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의 최근 보고서에서 ‘자유롭지 않은 국가’로 분류됐다.

이날 베트남 국회는 레 민 훙(56) 공산당 중앙조직위원장을 신임 총리로 선출했다. 베트남 중앙은행 총재 출신의 경제 전문가인 그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디지털 전환을 통해 2030년까지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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