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범죄냐, 명령 불목종이냐…고민 빠진 미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07일, 오후 10:16

[이데일리 허윤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민간 기반 시설 공격 예고가 전쟁 범죄 논란으로 불거진 가운데 명령을 따라야 하는 미군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사진=AFPBB NEWS
영국 매체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미군이 전쟁 범죄 딜레마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민간 시설 공격이 전쟁 범죄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미군 지휘관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지시를 어기면 명령 불복종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부터 이란에 미국의 종전안 수용을 압박하며 주요 시설을 목표물로 삼겠다는 위협을 시작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이란이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밤 12시까지 이란의 모든 교량을 파괴하고 모든 발전소를 작동 불능 상태로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발언을 둘러싸고 전쟁 범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쟁 범죄는 1864년부터 1949년까지 체결된 일련의 협약인 제네바 협약 등에서 규정한 전쟁 규칙을 위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민간인에 대한 의도적 공격이 포함되며, 민간 인프라를 공격하는 것도 비전투원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에 전쟁 범죄가 될 수 있다. 다만 민간 시설과 인프라라도 군사적으로 중요한 기여를 할 때는 예외로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BB NEWS
안토니우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 스테판 뒤자릭은 “이러한 인프라 공격은 국제법상 금지돼 있다”며 “특정 인프라가 군사적 목표로 간주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과도한 부수적 민간 피해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면 공격은 여전히 금지된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다수 전문가는 민간 시설 공격이 명백한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고, 이 경우 명령을 따른 군인들도 곤경에 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베트남 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윌리엄 켈리(당시 소위)는 군사 재판에서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해당 명령이 명백히 불법적이었다며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미군 장병은 불법적인 명령은 거부할 수 있다’는 내용의 영상 메시지를 발표하자 “사형에 처할 수 있는 선동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시한이 다가오자,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늘 밤 한 문명 전체가 사라져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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