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사진=로이터)
이번 결의안은 중·러의 반대를 피하기 위해 표현이 여러 차례 완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초안에는 “필요한 모든 수단(all necessary means)”을 동원해 해협 항행을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됐으나, 이후 공격적 군사행동 표현이 삭제되고 “방어적 성격의 조치”로 축소됐다. 이후에도 안보리의 직접적 행동 승인 문구까지 제거되며 수위가 크게 낮아졌지만 결국 거부권을 넘지 못했다.
최종안은 각국이 “상황에 부합하는 방어적 공조”를 통해 상선 호위와 항행 방해 억제 등에 협력할 것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쳤다. 또한 이란에 대해 상선 공격 중단과 항행 방해 중단, 민간 인프라 공격 중지를 요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표결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해협 재개를 요구하며 제시한 시한(8일 오후 8시)을 불과 수시간 앞두고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민간 인프라를 타격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대사는 표결 직후 “이란이 세계 경제를 인질로 잡고 있다”며 “러시아와 중국은 이를 용인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누구도 글로벌 경제를 총구 앞에 세우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와 중국은 결의안이 갈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양국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이 이번 전쟁의 발단이라며 즉각적인 군사작전 중단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걸프 국가들은 이번 결의안 무산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바레인 외무장관은 “결의안 채택 실패는 국제 수로 위협이 아무런 대응 없이 용인될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낸다”고 지적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다. 이번 전쟁으로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은 급등했고, 글로벌 공급망 불안도 심화되고 있다.
특히 이란은 해협 통제 강화와 함께 통행료 부과, 상선 위협을 지속하고 있으며,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도 이어가고 있다. 걸프 국가들은 이를 “존재적 위협”으로 규정하며 유엔 차원의 대응을 요구해왔다.
한편 안보리는 지난달 11일 바레인 주도로 이란의 공격을 규탄하고 해협 봉쇄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지만, 이번처럼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포함한 조치에는 상임이사국 간 이견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