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실물가격 144달러 사상 최고…“즉시 인도 원유 쟁탈전”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08일, 오전 05:02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실제 거래 기준이 되는 브렌트 실물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 여파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즉시 인도 가능한 원유 확보 경쟁이 격화된 영향이다.

7일(현지시간) S&P 글로벌 에너지 산하 플래츠에 따르면 ‘데이트 브렌트(Dated Brent)’ 가격은 배럴당 144.42달러까지 올라 1987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날 브렌트 선물 가격이 약 109달러 수준에서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괴리를 보인다.

데이트 브렌트는 전 세계 원유 거래의 기준이 되는 실물 가격 지표로, 선물보다 인도 시점이 짧아 실제 수급 상황을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한다. 현물은 즉시 인도된다면 데이트 브렌트는 수주 내 인도되는 실물 거래 가격을 뜻한다. 실물 가격이 선물을 크게 웃돈 것은 당장 사용 가능한 원유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음을 의미한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정제 가능한 대서양 지역 원유를 확보하기 위해 구매자들이 이례적인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있다”며 “아시아 수요가 대체 물량까지 끌어가면서 브렌트 시장 전반으로 수급 긴장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원유 및 연료 시장 전반에서도 즉시 공급 가능한 물량에 대한 프리미엄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는 시장 전반의 수급이 극도로 타이트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선물 가격이 향후 수요와 경기 전망을 반영하는 반면, 현물 가격은 현재의 공급 부족을 더욱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이란 전쟁으로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에너지 흐름이 크게 위축되면서 글로벌 정유사들이 확보 가능한 물량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원유뿐 아니라 연료 시장도 충격을 받고 있다. 공급 차질로 디젤과 항공유 등 정제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정제 마진도 크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데이트 브렌트는 북해 지역에서 향후 수주 내 인도되는 원유 거래 가격을 반영한다. 이날 글로벌 에너지 가격을 산정하는 S&P 글로벌 산하 기관인 플래츠 가격 산정 창구에서는 매수 호가만 12건 제시됐지만 매도 응답이 없는 등 극단적인 수급 불균형이 나타났고, 이에 따라 거래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플래츠는 “이번 가격 급등은 역사적인 수준의 시장 변동성과 공급 차질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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