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9일(현지시간) 비공개 장소에서 미 공군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가 이란 전쟁 중 '에픽 퓨리' 작전 지원 임무를 위해 이륙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5주 전쟁 비용 최대 310억달러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이자 전직 국방부 예산 고위관료인 일레인 맥커스커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말 이란 공격을 명령한 이후 5주간 총 비용을 223억~310억 달러(약 32조9400억~45조7900억원)로 추산했다. 이 중 전투 피해와 장비 교체 비용만 21억~36억 달러(약 3조1020억~5조3180억원)에 달한다.
CSIS는 교전 첫 6일에만 전투 손실과 시설 피해로 최소 14억 달러(약 2조680억원)가 소요된 것으로 추산했다. 이란의 미사일 발사 횟수가 감소한 이후의 수치다. 캔시언은 “세부 사항이 여전히 제한적이어서 피격 시설 내 장비에 따라 비용은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명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 28일 이후 미군 기지 공격으로 13명이 사망하고 3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미 국방부는 이란 작전 비용 충당을 위해 의회에 2000억 달러(약 295조4800억원)의 추가 예산을 요청 중이다.
◇이란, 레이더·조기경보기 집중 타격…미 방어망에 구멍
군사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장비의 양적 손실이 아니라 질적 손실이다. 이란은 단순한 무기 파괴가 아닌, 미군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첨단 감시·경보 체계를 집중 공략하는 전략을 택했다.
리야드 인근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서 심각하게 파손된 보잉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교체 비용만 7억 달러(약 1조342억원)가 넘을 것으로 캔시언은 추산했다.
더 큰 문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핵심 구성 요소인 AN/TPY-2 레이더의 손실이다. 요르단 기지에 배치된 AN/TPY-2 1기가 전쟁 초기 파괴됐고, 사우디아라비아의 AN/TPY-2도 피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에 있는 탄도미사일 조기경보시스템도 드론 공격을 받았다.
AN/TPY-2 1기 교체 비용은 약 4억8500만 달러(약 7165억8750만원)로 추산된다. 더 큰 문제는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이 이를 1기 생산하는 데 약 3년이 걸린다는 점이다. 현재 예비 재고가 없는 상태로, 공백을 메우려면 다른 지역 배치 자산을 재배치해야 한다.
CSIS 미사일방어 프로젝트 국장 톰 카라코는 “AN/TPY-2는 매우 희소하고 고성능의 레이더”라며 “아마존에서 파는 일반 레이더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 해군의 알레이 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 토머스 허드너함(USS Thomas Hudner)이 토마호크 지대공격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번 이란 전쟁은 우리나라 안보 환경과도 직접 맞닿아 있다. FT는 미국이 한국에 배치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일부를 중동으로 이전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주한미군의 사드 전력 일부가 이란 전선으로 빠져나가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오슬로 핵 프로젝트의 미사일 방어 전문가 파비안 호프만은 “사드 조기경보 레이더와 E-3는 중국과의 전쟁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자산”이라고 지적했다.
카라코 국장은 “지속적인 자산 소모가 중국으로 하여금 대만 장악을 위한 군사 작전에 나서도록 유혹할 수 있다”며 “우리는 이것들을 계속 소진할 여유가 없다”고 경고했다.
스팀슨 센터 켈리 그리에코 선임연구원은 이란이 주기 항공기와 건물 등 ‘고정 표적’을 집중 타격하는 전략으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 샘 레어 연구원은 “레이더 피해로 이란의 탄도미사일·드론 공격 규모와 목표를 정확히 파악하기 더 어려워졌다”면서도 “이란 전력의 능력을 감안하면 예상 범위 안의 피해”라고 평가했다.
◇항공 손실 이어져…아군 오인 사격도
항공 전력 손실도 누적되고 있다. 쿠웨이트 상공에서 아군 오인 사격으로 F-15E 3대가 격추됐고, 이라크 상공에서는 KC-135 공중급유기도 잃었다. F-15E 1대의 교체 비용은 약 1억 달러, KC-135는 약 1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란은 MQ-9 리퍼 드론 12기 이상을 격추했으며, F-15E 1대도 이란 남서부 산악 지형에서 추락시켰다. 탑승 조종사 2명은 미군에 의해 구조됐다. 수색구조 작전에 투입됐던 A-10 워트호그도 이란군 공격을 받고 걸프만에 추락했다. C-130 허큘리스 수송기 2대는 미군이 작전 중 지상에서 자폭 처리했다.
전직 미국 고위 군 관리는 피해의 상당 부분이 시스템 운용 실수로 인해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10일 미국 국방부가 한국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중 일부를 중동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지난달 5일 경북 성주군의 미군 사드 기지에서 방공무기 발사대 해체 작업(사진 아래)이 진행되고 있다. 같은 시각 다른 발사대(사진 위쪽)는 준비 태세를 갖춘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