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당초 이란은 잃을 것이 없었다. 오히려 이번 전쟁을 통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이 자신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임을 인지했다. 애초 자유로운 항행이 보장됐던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가 부과될 판이다. 전쟁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했지만 그 파장은 한국 등 그외 국가들이 부담하게 됐다.
근본적인 질문이 생긴다. 왜 이런 의미도 없고 명분도 없는 전쟁이 시작됐나. 전쟁이 시작된 지 5주가 지났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초기 운운했던 이란의 핵 포기와 정권교체, 그 무엇도 이뤄지지 않았다. 민간인을 포함하는 사상자가 발생했고, 천문학적인 비용이 사라졌고, 세계 경제가 혼란에 휩싸였다.
답은 어쩌면 지난해 1월부터 정해졌을지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출범에 앞서 ‘충성파’로 행정부를 구성했다.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 안됐던 집권 1기 때와 가장 큰 차이다. 그의 주변에서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 인물들이 크게 줄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2월 대(對)이란 군사작전인 ‘장대한 분노’ 최종 승인에 앞서 ‘소규모 회의’를 진행했다고 한다. 주요 회의에서 전쟁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살펴볼 고위 인사들이 누락됐거나 이란을 잘 아는 고위 정보 당국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세계사를 뒤바꿀만한 결정을 하는 데 있어 일부 참모 의견만 들었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스라엘이 설령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설득했더라도 백악관 내부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졌다면 결과는 달랐을 수 있다.
이런 분위기에선 반대 의견이 나오기 쉽지 않다. 올 초 베네수엘라에서의 군사 작전을 성공한 그가 베네수엘라 정권처럼 이란을 손쉽게 무너뜨릴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보여줘도 수용될 수밖에 없다.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근본적으로 다르며, 정치적·문화적 차이로 인해 베네수엘라 모델을 적용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묵살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중국사를 대표하는 명군 당 태종 곁에는 늘 직언하던 위징이 있었다. 태종은 황후에게 ‘위종을 죽이겠다’고도 했지만 그는 위징의 쓴소리를 받아들였다.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는 건 쉽다. 비판을 수용했기에 그는 위대한 군주가 됐다.
권력은 비판을 지울 때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취약해진다. 귀를 닫는 순간, 오만과 독선은 적의 무기가 된다. 이 전쟁의 가장 큰 패착은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었는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