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초토화 땐 유탄 못 피해…中 긴급 개입, 협상장 앉혔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08일, 오후 06:57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과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시한을 90분 앞두고 2주간 휴전을 발표한 배경에는 중국과 파키스탄이 중재국으로서 핵심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대로 이란을 초토화하면 우방인 중국과 파키스탄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은 파키스탄의 필사적인 외교적 노력과 중국의 막판 개입 끝에 휴전 제안을 수용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 2주간의 휴전 합의에 이르도록 도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과 파키스탄은 지난달 31일 베이징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고 이란 전쟁을 멈추고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자는 내용의 5대 제안을 발표한 바 있다.

중재국인 파키스탄이 중국에 건너가 평화안을 발표한 것을 두고 이란이 미국과 협상에서 강대국인 중국의 보장을 받기를 원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중국 역시 이란의 현 정권이 무너지고 친미 정권이 수립되면 중국의 패권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디 웬 칭화대 국제안보전략센터 연구원은 “이란은 미국을 불신하고 파키스탄은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강대국인 중국의 개입을 필요로 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파키스탄 역시 이란 정권 붕괴와 그에 따른 내전 가능성을 크게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과 약 900㎞에 달하는 국경을 맞댄 이웃 국가 파키스탄은 인구의 20%에 달하는 2500만명이 시아파 무슬림이다. 이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전문가들은 파키스탄이 이란과 이웃국이자 이슬람 형제국이면서 미국과도 오랜 기간 유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중재국으로서 독보적 입지를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파키스탄은 2004년부터 ‘주요 비(非)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이다.

미국 싱크탱크 중동정책위원회의 선임 연구원인 카므란 보카리도 “파키스탄이 미·이란 회담을 주최하는 것은 전략적 위상이 크게 올라갔다는 사실을 의미한다”며 “수십 년 동안 불안정한 국가로 지내온 파키스탄이 서아시아에서 미국의 주요 동맹국으로 재부상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란 해군이 이란 국기와 중국 국기를 들고 있는 모습.(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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