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극도로 제한된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백악관 상황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 앉았다. 그의 뒤편 스크린에는 모사드 수장과 군 지휘부가 자리 잡고 있었고, 회의는 전시 상황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재러드 쿠슈너,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 등이 참석했다.
◇네타냐후의 설득…“지금이 기회다”
네타냐후 총리가 던진 메시지는 단순했다. “지금이 기회다.” 그는 이란 정권이 내부적으로 취약해졌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군사작전에 나설 경우 이슬람 공화국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수주 내 이란의 탄도미사일 능력을 제거할 수 있고, 정권이 약화하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도 감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였다.
더 나아가 그는 내부 시위 재점화, 반정부 세력 봉기, 심지어 쿠르드 세력의 지상 공격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정권 교체’ 청사진을 제시했다. 회의 도중에는 포스트 이란을 이끌 지도자 후보 영상까지 등장했다. 망명 중인 팔레비 왕조 후계자도 그중 하나였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짧았지만 결정적이었다. “좋아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이 높아진 신호로 받아들였다고 NYT는 전했다.
하지만 다음 날 미국 측만 참석한 별도 상황실 회의에서는 전혀 다른 평가가 제시됐다. 미 정보당국은 네타냐후 총리의 구상을 최고지도자 제거, 이란의 군사력 약화, 내부 민중 봉기, 정권 교체 등 4개 단계로 나눠 검토한 뒤 이 가운데 최고지도자 제거와 군사력 약화는 가능하지만 내부 봉기와 정권 교체는 ‘현실성이 떨어진 가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랫클리프 CIA 국장은 “우스꽝스럽다”고 했고, 루비오 국무장관도 “헛소리”라는 취지로 반응했다. 케인 합참의장 역시 “이스라엘은 계획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 축은 달랐다. 정권 교체 가능성 자체가 전쟁 결정의 핵심 기준은 아니라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최고지도자 제거와 이란 군사력 약화라는 목표에는 여전히 큰 관심을 보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AFP)
와일스 비서실장은 공개적으로 강하게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중동 전쟁이 미국을 다시 장기 분쟁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내부적으로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과의 전면전이 미국 자원의 대규모 낭비이자 막대한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란 정권의 생존이 걸린 상황에서 어떤 보복이 뒤따를지 예측하기 어렵고, 전쟁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특히 그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 등 직접적인 경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만 밴스 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형태로든 군사행동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개입한다면 제한적이고 신속한 방식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가장 강경한 입장이었다. 그는 “언젠가 해야 할 일이라면 지금 하는 것이 낫다”며 군사행동을 적극 지지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랜 기간 이란을 미국의 가장 위험한 적 가운데 하나로 인식해 왔으며, 이란의 핵개발과 군사력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위험도 감수할 의지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한 대이란 인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성향과 맞아떨어졌으며, 일부 참모들이 생각한 것보다 두 정상의 인식 차는 크지 않았다고 전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 (사진=AFP)
결정의 순간은 2월 26일 오후였다. 마지막 상황실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차례로 의견을 물었다. 이미 각자의 입장은 분명한 상태였다.
밴스 부통령은 “나쁜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만 대통령이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정권 교체가 목적이라면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미사일 프로그램 파괴라면 가능하다”고 했다. 군 수뇌부는 작전 가능성과 리스크를 설명했다.
모든 의견이 나온 뒤, 방 안은 조용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우리는 해야 한다.”
그는 이란의 핵무장 가능성을 차단하고, 중동 전역을 위협하는 미사일 능력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 명령은 이튿날 내려졌다.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승인 메시지를 보냈다.
“작전명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 중단 없다. 행운을 빈다.”
이 명령으로 수주간 이어진 논쟁은 끝났고, 미국은 전쟁 국면에 들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