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미·이란 '2주 휴전'에 뉴욕증시 급등…유가 17% 폭락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09일, 오전 05:18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과 이란이 전격적으로 ‘2주 휴전’에 합의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일제히 반등하고 국제유가는 약 6년 만에 최대 폭으로 급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사진=AFP)
8일(현지시간)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5% 상승한 4만7909.92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51% 오른 6782.8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80% 급등한 2만2634.99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전쟁 리스크 완화 기대에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7% 넘게 떨어진 배럴당 93.42달러를 기록했고, 글로벌 기준유인 브렌트유(6월물)도 16% 이상 하락한 배럴당 91.65달러에 거래됐다.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부담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시장에서는 올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도 다시 커지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가 약화되면서 달러화는 연초 이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고, 비트코인은 7만1000달러를 넘어섰다. 변동성지수(VIX)도 전쟁 이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2주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위험선호 현상이 다시 살아났다. 약 5주간 이어진 충돌이 일시 중단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에 대한 폭격과 공격을 2주간 중단하기로 했다”며 “이란의 10개 항 제안은 협상의 실행 가능한 기반”이라고 밝혔다. 이번 휴전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쌍방 휴전’이라고 설명했다.

이란도 조건부로 해협을 재개방하기로 했다. 이란 외무장관은 “모든 공격이 중단될 경우 2주간 해협을 열겠다”며 “통항은 이란 군과의 조율 하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역시 휴전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전형적인 ‘리스크온(위험자산 선호)’ 흐름이 나타났다는 평가다. 포렉스닷컴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전략가는 “위험자산은 상승하고 유가는 급락했으며, 달러는 안전자산 프리미엄을 반납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반등의 배경에는 투자자들의 포지션 변화도 크게 작용했다. 바클레이스는 현재 시장이 강한 ‘숏 스퀴즈(short squeeze)’ 환경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전쟁 장기화를 예상하고 주가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서둘러 매수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주가가 예상과 달리 오르면 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급히 매수에 나서는 구조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최근 헤지펀드들의 숏 포지션 청산 속도는 팬데믹 이후 반등기 이후 가장 빠른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변화가 뚜렷했다. 유가 급등 우려로 타격을 받았던 항공주가 급등했고, 반도체 등 경기민감 업종도 강하게 반등했다. 반에크 반도체 ETF는 약 5% 상승했고, 브로드컴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각각 4%, 7% 올랐다.

반면 전쟁 기간 강세를 보였던 에너지주와 방어주는 약세로 돌아섰다. 엑슨모빌과 셰브론 주가는 각각 5% 이상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이 구조적 상승 전환이라기보다 ‘조건부 랠리’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선박 추적업체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일부 선박이 해협을 통과하기 시작했지만, 전반적인 통항량은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미국이 이미 2주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양국 간 불신이 여전히 깊다는 점을 드러냈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킷은 “휴전은 긍정적이지만 종전은 아니다”며 “포지션이 한쪽으로 쏠린 상황에서 압력이 완화되자 빠른 반전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이 우즈 프리덤 캐피털 마켓 수석 전략가는 “이란 분쟁에서 일시적 완화가 나올 것이라는 점은 크게 놀랍지 않았다”며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움직임을 점점 더 잘 읽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이 익숙한 ‘2주’라는 시간이 실제 해결로 이어질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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