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 미나 알 파예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과 화물선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뉴시스·AP)
이란은 이날 오전에도 페르시아만과 오만해의 모든 선박을 대상으로 해상 초단파(VHF) 무전을 통해 혁명수비대 해군의 허가 없이 통과하려는 선박은 파괴될 위험이 있다고 방송한 것으로 전해진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4척으로, 4월 들어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이는 전쟁 전 하루 100척 이상이 통과하던 때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이는 이란이 전쟁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란 새로운 협상 카드이자 수입원을 확보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WSJ는 평가했다. 이란은 교전 기간 동안 자국 허가 없이 통과하려는 선박들을 겨냥해 공격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장악했다. 이는 미국과 이란이 전일 합의한 2주간의 휴전 기간 동안 더욱 고착될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내다봤다.
대니 시트리노비치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INSS)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은 그들에게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됐다”며 “그들에게 통제는 필수”라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이란이 이미 수수료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이란은 자국산 원유나 물자를 실은 선박은 자유롭게 통과시키고, 우호국 선박에는 일정한 통행료를 부과하며,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보조를 맞추는 국가의 선박은 아예 차단하는 식의 단계별 접근법을 보여줬다.
수수료는 약 일주일 전에 정해지며 선박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원유 약 200만 배럴을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유조선의 경우 지불액이 200만 달러(약 30억원)에 이를 수 있다.
석유 분석업체 스파르타의 닐 크로스비는 “지금보다 더 공식적인 것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선박별로 처리될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원유 시장 입장에서는 여전히 거의 제로 수준의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며 “그 말은 곧 현상 유지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선박 운항 경로도 제한된다. 통과가 허용된 선박들은 기존 항로가 아닌 보통 항로의 북쪽, 이란의 게슘섬과 라라크섬 사이의 통로를 지나 오만만의 넓은 수역으로 향하며 그 과정에서 이란 해안을 바짝 따라 이동한다.
이란은 중재자들에게 아랍에미리트(UAE) 반대편에서 이 수로를 함께 접하고 있는 오만과 통행료를 나누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과금은 선박 크기에 따라 달라지며, 기본 통행료와 보안 호위 비용, 행정 처리 수수료를 묶는 구조다. 오만은 아직 동의하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걸프국과 해당 해협을 통해 수송된 에너지를 수입하는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은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 통행료 부과는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이 같은 이란의 통행료 제도화는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집트와 파나마는 자국 운하에 통행료를 부과하지만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은 호르무즈 해협, 영국해협, 지브롤터 해협, 말라카 해협 같은 자연 해협에 대해서는 통과 수수료를 부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영국의 해운정보업체 로이즈리스트의 리스크 분석가 브리짓 디아쿤은 “그 불확실성만으로도 많은 선주들이 그냥 그 자리에 머물러 있게 하기에 충분하다”며 “왜냐하면 그것은 명확한 답도, 어떤 확실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