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연구원, 미국서 조사받은 직후 사망…베이징 "철저히 조사하라"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09일, 오후 02:06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에서 중국인 반도체 연구원이 당국 조사를 받은 뒤 숨진 것으로 전해지면서 중국 내 반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철저한 조사 및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사진=AFP)
8일(현지시간) BBC방송,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대학 소속 연구원 왕단하오가 지난달 19일 캠퍼스 건물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CBS뉴스는 그가 연방 수사관들과 면담한 직후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왕씨가 미 사법당국으로부터 심문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미국의 한 매체는 왕씨가 올해 5월 중국 대학으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 귀국을 시도했으나 출국이 금지됐으며, 연방 요원들이 연구실을 에워싸고 그를 데려가려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왕씨는 미시간대학 전기컴퓨터공학과 조교수급 연구원으로, 2022년부터 반도체 분야 연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시간대학은 성명을 통해 “자해 가능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27일 “한 중국 학자가 미국 법집행 당국의 적대적 심문을 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처음으로 이 사건을 공식 언급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러한 행위가 “중국 시민의 합법적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양국 민간 교류 분위기를 해치며, 심각한 위축 효과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낸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 측에 “철저한 조사”와 유족 및 중국 당국에 대한 “책임 있는 해명”을 요구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BBC에 “이 비극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중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 정부 관련 기관과 대학에 거듭 엄중한 교섭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 내 중국 유학생들에게 “안전 의식을 높이고 미 법집행 당국의 조치에 적절히 대응하라”고 당부했다.

이번 사건은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내 중국계 학자들의 처우 문제에 다시금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표적 수사 논란도 재차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2024년에는 노스웨스턴대학 소속 중국계 미국인 신경과학자 제인 우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유족이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유족 측은 우씨가 수년간 대중 유착 혐의 연방 수사를 받는 동안 대학이 그를 부당하게 대우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첨단과학 기술 유출 우려 및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심사를 강화해 왔다. 2010년대 초반 중국계 과학자들에 대한 감시가 시작됐고, 이는 트럼프 집권 1기를 거치며 중국계 스파이 조사 프로젝트인 ‘차이나 이니셔티브’(2018∼2022년)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인민군과 연계가 의심되는 중국 유학생과 연구원에 대한 비자 발급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도 중국 공산당과 연계됐거나 핵심 분야를 전공하는 중국인 유학생 비자를 적극적으로 취소하겠다고 밝혔으나, 수개월 뒤 미중 무역협상이 진행되자 중국인 유학생 비자 60만건을 발급하며 강경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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