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휴전 기대에 S&P500 7거래일째 상승…‘S 초기 신호’ 변수?[월스트리트in]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10일, 오전 05:50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가 중동 긴장 완화 기대를 동력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미·이란 간 ‘2주 휴전’이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된 가운데,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직접 협상 가능성까지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개선됐다. 전면전 우려가 한발 물러나고 외교적 해법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시장 전반에 위험자산 선호가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특히 그동안 증시를 압박해온 핵심 변수였던 지정학 리스크 프리미엄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최근 랠리를 뒷받침하는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순한 기술적 반등을 넘어 전쟁 확산 가능성 후퇴,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 완화 기대, 정책 불확실성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되며 투자자들의 포지션이 빠르게 리스크 온(risk-on)으로 기울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휴전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정상화 여부 등 핵심 변수들이 남아 있는 만큼 시장은 낙관과 경계가 교차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58% 뛴 4만8185.8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0.62% 오른 6824.6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83% 상승한 2만2822.42에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플러스로 전환됐다. 특히 S&P500 지수는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장 상승 흐름을 기록했다. 최근 반등은 단순 기술적 반등을 넘어 지정학 리스크 완화 기대가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변동성 지표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20선 아래로 떨어지며 전쟁 발발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시장 불안이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발효된 후에도 중동 지역 긴장이 이어지면서 소폭 상승했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1.17달러(1.23%) 상승한 배럴당 95.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46달러(3.66%) 오른 배럴당 97.87달러에 마감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레바논과 직접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유가는 장중 고점 대비 상승폭을 일부 축소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사진=AFP)
◇레바논 변수에 미·이란 휴전 흔들…이스라엘 “직접 협상 추진”

실제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레바논과의 직접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이 시험대에 올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레바논이 반복적으로 직접 협상을 요청해온 점을 고려해, 전날 내각에 가능한 한 신속히 협상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은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평화 관계 구축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레바논 측에서도 대화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직후 나왔다. 약 1시간 전 조제프 아운 대통령은 “현재 레바논 상황을 해결할 유일한 방안은 이스라엘과의 휴전 이후 직접 협상에 나서는 것”이라며 외교적 해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접근이 국제사회에서도 점차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레바논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미국과 이란 간 휴전과 유사한 방식의 별도 협상 트랙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공습 강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양측 협상은 다음 주 미국 워싱턴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헤즈볼라는 즉각 반발했다. 헤즈볼라 소속 알리 파야드 의원은 “이스라엘과의 직접 협상은 거부한다”며 “전면 휴전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결국 세 가지 변수에 주목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 정상화 여부, 휴전 유지 기간, 그리고 최종적인 평화 합의 도출 가능성이다. 자누스 헨더슨의 브래드퍼드 스미스는 “시장에는 휴전의 지속성과 해협 통행량, 그리고 궁극적인 합의 성사 여부 외에는 거의 중요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현재까지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은 완전히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 일부 건화물선만 제한적으로 통과하고 있으며, 원유를 실은 유조선 운항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이는 유가를 높은 수준에 묶어두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식료품점에서 한 소비자가 장을 보고 있다. (사진=AFP)
◇소비 멈추고 물가 끈적…전쟁 전 드러난 ‘S 초기 신호’

이란 전 시작 전부터 거시지표들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은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소비 증가세가 사실상 멈춰선 가운데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이란 전쟁 이전부터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동시에 나타났다.

미 상무부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2월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3.0% 상승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포함한 전체 물가는 2.8% 올랐다. 두 지표 모두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전월 대비로는 근원과 전체 물가가 각각 0.4% 상승하며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졌다. PCE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가장 중시하는 물가 지표로,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지표는 장기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평가된다.

반면 소비는 눈에 띄게 둔화됐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 소비지출은 0.1% 증가에 그쳐 1월(0%)에 이어 사실상 정체 흐름을 이어갔다. 명목 기준 소비지출은 0.5% 증가했지만 개인소득은 0.1% 감소했다.

특히 실질 가처분소득은 0.5% 줄어 약 1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고, 저축률도 4%로 낮아졌다. 이는 물가 부담과 고용 둔화 속에서 가계가 지출을 줄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구매 회복에 힘입어 재화 소비가 3개월 만에 증가했고, 운송 서비스를 중심으로 서비스 지출도 소폭 늘었다. 다만 전반적인 소비 흐름은 지난 6개월간 점진적으로 약화된 모습이다.

엘리자베스 렌터 너드월렛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가계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거나 이를 예상하면 지출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결국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도 비용 상승 압력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델타항공은 추가 운임 인상을 검토 중이며, 미국 우정공사도 일부 소포 요금을 내년 초까지 8% 인상할 계획이다.

경제 성장세도 둔화됐다. 상무부는 2025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기준 0.5%로 기존 발표치(0.7%)보다 하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초기 추정치(1.4%)와 비교하면 성장 둔화가 더욱 뚜렷해졌다. 연간 성장률은 2.1%를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초기 스태그플레이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데이비드 러셀 트레이드스테이션 글로벌 시장전략 총괄은 “물가는 예상과 부합했지만 소득은 약했고 성장률도 하향 조정됐다”며 “이란 전쟁 이전부터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강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합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선택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LPL파이낸셜의 제프 로치는 “노동시장은 견조하지만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다”며 “연준은 물가와 고용이라는 이중 책무 사이에서 신중한 대응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 행동에 나서기 이전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이후 급등한 에너지 가격 영향은 포함되지 않았다.

향후 물가 흐름은 10일 발표되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영향으로 CPI가 전월 대비 0.9% 상승해 연간 상승률이 3.3%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7% 상승이 예상된다.

◇구글, 인텔칩 사용 소식에 인텔 4.7% 급등

개별 종목에서는 아마존이 클라우드 사업에서 인공지능(AI) 서비스 매출이 연간 기준 150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발표에 힘입어 주가가 5.6% 급등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 코어위브는 메타 플랫폼스와 오는 2032년까지 컴퓨팅 파워를 공급하는 210억달러 규모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3.5% 상승했다. 이번 계약으로 메타와의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되면서, 차세대 AI 모델 경쟁에서 입지를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기업 인텔은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기술 채택을 확대하기 위해 구글이 향후 세대의 제온(Xeon) 프로세서 및 기타 칩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주가가 4.7%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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