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글로벌 최초 꿀벌 유전자 치료제 글로벌 무대 첫 선
제놀루션은 최근 태국 방콕에서 열렸던 아시아 건강·영양 박람회2026(Health & Nutrition Asia 2026)에 참가해 꿀벌 유전자 치료제 허니가드-R액을 선보였다. 글로벌 최초 꿀벌 낭충봉아부패병 유전자 치료제가 글로벌 무대에서 공식적으로 첫 선을 보인 것이다.
꿀벌 에이즈라고 불리는 낭충봉아부패병은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꿀벌의 애벌레에 감염된다. 번데기로 발육하기 전에 폐사에 이르게 되며 감염력이 높고 피해가 매우 커서 국내에서 제2종 법정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낭충봉아부패병은 2009년 국내 토종벌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돼 2011년까지 꿀벌 봉군 약 42만군 중 75% 이상이 감소하는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양봉농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어 개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꿀벌 낭충봉아부패병은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도 동양종 꿀벌군집의 90% 이상을 폐사시켰다. 꿀벌 낭충봉아부패병 치료제는 1년에 상·하반기 두 번 사용한다.
허니가드-R액은 임상시험에서 유충 치사율이 60%이상, 바이러스 분자수가 90% 이상 각각 감소하는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다. 허니가드-R액은 용액이 포함된 설탕물을 꿀벌이 먹으면 바이러스가 억제돼 사용 편의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놀루션은 지난 2024년 7월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허니가드-R액의 폼목허가를 받았다. 허니가드-R액은 이중가닥 리보핵산(dsRNA)을 핵심 물질로 사용한다. dsRNA는 꿀벌 체내에서 작은 간섭 RNA(siRNA)로 분해돼 바이러스의 특정 유전자 발현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허니가드-R액은 검역본부와 제놀루션이 협력해 개발했다. RNA 간섭 기술 기반 유전자치료제는 그동안 체내 전달, 투여 방식의 제약, 경제적인 생산 방식 등의 기술적 한계로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대해 검역본부와 제놀루션은 경구투여로 전신에 RNA 간섭 효과가 전달되는 꿀벌 생리학적 특성을 활용해 설탕물과 섞어 체내 전달 문제를 해결하고 핵심 물질로 사용하는 dsRNA 대량 생산 인프라를 구축해 글로벌 최초로 동물용의약품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국내 꿀벌의 화분매개 경제적 가치는 5조 8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글로벌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가운데 70% 이상이 꿀벌의 수분으로 열매를 맺는다. 꿀벌이 사라지면 식량수급의 문제를 넘어 식물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줘 인류 생존을 위협하게 된다. 바이오업계는 허니가드-R액의 판매가 본격화되면 연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리보핵산 간섭 기반 작물보호제·가금류 및 양돈 분자진단 솔루션도 개발
RNAi 기반 작물보호제도 제놀루션의 기대주로 꼽힌다. 제놀루션은 최근 국립부경대학교 생물공학과 김종훈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소나무재선충병 정밀 방제를 위한 핵심 RNAi 기술의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
출원명은 소나무재선충 유전자 발현 억제용 dsRNA 및 이를 포함하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용 조성물로 알려졌다. 제놀루션은 이번 특허를 계기로 농업과 동물용 의약품에 이어 산림 분야까지 그린바이오 사업 확장을 본격화한다. 해당 특허는 소나무재선충의 생존과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핵심 유전자를 표적으로 삼아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dsRNA를 설계·합성했다.
이번에 개발한 dsRNA는 생물정보학 기반 유전체 분석을 통해 선별한 소나무재선충의 필수 유전자 4종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도록 설계됐다. 실험실내 효능평가에서는 dsRNA 처리 48시간 만에 90% 이상의 방제 효능이 확인됐다.
소나무재선충병은 감염 시 나무를 급속히 고사시키는 치명적 산림병해로 지난해 국내에서만 1000억원 이상의 방제 예산이 투입됐다. 현재 방제 현장에서는 아바멕틴 계열 화학농약 사용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약제 저항성, 꿀벌 등 산림 내 비표적 유익충에 대한 독성 영향과 잔류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기술은 특정 해충 유전자만을 표적하는 RNAi 방식이라는 점에서 기존 화학농약 중심 방제의 한계를 보완할 차세대 그린바이오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제놀루션 관계자는 "이번 특허 출원은 제놀루션이 추진해 온 RNA 플랫폼 확장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며 "제놀루션은 앞서 RNAi 기반 꿀벌 질병 치료제 상용화 경험을 축적한 데 이어 작물보호와 동물용 의약품 분야로 RNA 기술 적용 범위를 넓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특허를 계기로 회사는 농업·축산을 넘어 산림 병해충 방제 시장까지 RNA 기반 사업영역을 본격 확대한다"며 "향후 추가 효능 검증과 대규모 야외 적용 연구를 거쳐 경제성과 현장 적용성을 모두 갖춘 산림용 RNAi 방제 솔루션 상용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제놀루션은 가금류 및 양돈 산업의 최대 현안인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V)에 특화된 고정밀 분자진단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제놀루션의 넥스트랙터(Nextractor® 시리즈(NX-48N, NX-Duo))는 20~30분 내외로 초고속 핵산 추출이 가능한 자동화 시스템으로 긴급한 대응이 필요한 축산 방역 현장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제놀루션이 개발하고 있는 SB-Plex qPCR 키트는 AI와 ASFV를 1~1.5시간 내에 정밀하게 검출하는 고성능 솔루션이다. 특히 아주 적은 양의 바이러스라도 놓치지 않고 확실하게 감지해내는 능력인 민감도 부문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여 바이러스 농도가 낮은 샘플에서도 신뢰도 높은 판별이 가능하다. 실제 내부 데이터 평가 결과, 해당 키트는 글로벌 주요 경쟁사 대비 동등하거나 우월한 진단 효율과 민감도를 입증했다.
제놀루션은 지난해 매출 94억원, 영업적자 8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71억원)대비 32.4% 증가했다. 영업적자 폭도 전년 92억원 적자에서 감소했다. 제놀루션의 핵산 추출시약·장비 등 체외진단의료기기사업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제놀루션 관계자는 "그린바이오사업은 제놀루션의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며 "그린바이오사업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시장에 안착될 경우 꾸준한 수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