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협상 카드 없어”…호르무즈 봉쇄 속 압박 강화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11일, 오전 02:34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앞두고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협상 지렛대로 삼고 있는 이란을 향해 “실질적인 카드가 없다”고 직격했다.

필리핀 마닐라 주재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군사행동 반대 시위에서 한 남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사진=AFP)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이란의 유일한 지렛대는 국제 수로를 이용한 단기적 갈취”라며 “그들은 아무런 카드도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은 주말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직접 협상을 열고, 2주간의 취약한 휴전을 항구적 종전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되고 레바논 전선의 교전이 이어지면서 협상 여건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란은 협상 전제 조건을 제시하며 맞서고 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레바논 휴전과 동결 자산 해제를 협상 개시의 선결 조건으로 요구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렬 시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미군 함정에 “최상의 탄약을 재장전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압박 메시지를 보냈다. JD 밴스 부통령도 협상단을 이끌고 출국하며 “이란이 협상을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 호르무즈 봉쇄 지속…유가 상승 압력

6주째 이어진 중동 전쟁은 에너지 공급망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정상화되지 못한 상태다.

휴전 이후에도 선박 운항은 제한적으로만 이뤄지고 있다. 일부 유조선이 통과했지만, 선주들이 통행 조건을 확인하기 전까지 본격적인 운항 재개는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은 국제유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한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협상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 뉴욕증시도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 레바논 전선 변수…종전 협상 최대 걸림돌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교전 역시 협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 공습을 이어가고 있으며, 헤즈볼라도 드론과 로켓 공격으로 대응하고 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새 최고지도자는 “호르무즈 해협 관리 방식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통제권 강화를 시사했다. 동시에 전쟁 피해 배상 요구도 재확인했다.

이번 전쟁으로 중동 전역에서 55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된다. 이란과 레바논에서만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미군 사망자도 10여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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