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던 증시는 장중 변동성이 확대되며 방향성을 잃었다. 유가가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중동 정세와 협상 결과를 주시하면서 매수세가 약화된 영향이다.
그럼에도 주간 기준으로는 강한 반등세가 확인됐다. S&P500지수는 이번 주 3% 이상 상승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동시에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나스닥지수 역시 4% 넘게 상승하며 같은 기간 기준 최대 상승폭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며, 다우지수도 약 3% 오르며 동반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번 주 증시 상승은 예상에 부합한 물가 지표와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협상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어 상승 탄력은 제한되는 모습이다.
특히 시장의 시선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에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파키스탄에서 예정된 협상을 앞두고 이란을 강하게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국제 수로를 이용해 세계를 “갈취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군사적 대응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동에서는 2주간의 휴전이 대체로 유지되고 있지만 긴장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적인 통행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충돌이 이어지면서 협상 환경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글로벌 원유 공급 불확실성을 자극하며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가는 이날도 변동성이 큰 흐름을 보였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0.72달러(0.75%) 하락한 배럴당 95.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5월 인도분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30달러(1.33%) 내린 배럴당 96.57달러에 마감했다.
미 국채금리는 상승했고 달러 가치는 큰 변화 없이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중동 정세가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보고 있다. 루이스 나벨리어는 “현재 시장의 초점은 전적으로 이란 상황에 맞춰져 있다”며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군사 충돌이 재개될 경우 증시 변동성은 다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된 물가 지표도 주목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9%, 전년 대비 3.3% 상승하며 2022년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중동 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에너지 가격은 한 달 새 10% 이상 급등하며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다만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6% 상승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는 아직까지 에너지 가격 상승이 광범위한 물가 상승으로 전이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브라이언 제이콥슨은 “현재로서는 높은 에너지 가격이 근원 인플레이션으로 확산되는 뚜렷한 징후는 없다”며 “기업들이 초기 비용 상승을 흡수하고 있어 영향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인플레이션 기대는 다시 상승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시간대학교 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8%로, 전달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소비자 심리가 악화되는 가운데 물가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팀 홀랜드 오리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완화되는 출구가 마련된다면 연방준비제도는 단기 물가 상승을 일정 부분 용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6월 초·중순까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본격적으로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홀랜드는 이어 “이미 위축된 소비심리와 함께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상황은 경제에 부담을 주고, 연준을 정책적으로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장의 관심은 다음 주부터 본격화되는 1분기 실적 시즌으로도 이동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를 시작으로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등이 잇따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트레이딩 수익이 증가한 영향으로 주요 투자은행들의 실적은 비교적 양호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기업 실적 역시 유가와 금리, 지정학적 리스크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향후 시장 방향성을 가늠하는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