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트럼프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 측과의 평화회담 참석을 위해 도착한 뒤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합참의장 겸 육군참모총장(원수)과 모하마드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AP통신에 따르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이 이끄는 이란 대표단은 이날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해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각각 면담했다. 파키스탄 총리실은 “이번 회담이 이 지역의 견고한 평화를 향한 디딤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이란과 미국 간 회담의 세부 사항이 이 면담의 결과로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협상에는 이란과 미국 양국만 참여하며, 중국·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등의 참여는 사실이 아니라고 이란 타스님 통신이 전했다.
협상 전 양측의 신경전은 치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거듭 글을 올려 이란이 “협상 카드가 없다”고 주장하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공갈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밴스 부통령은 전날 협상에 ‘낙관적’이라면서도 “이란이 우리를 이용하려 한다면 협상팀이 수용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측도 강경한 자세를 유지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전 협상 중 이란이 공습을 당한 경험을 들어 ‘깊은 불신’ 속에 협상에 임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레드라인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권 △전쟁 배상금 지급 △동결 자산 해제 △역내 전면 휴전이 제시됐다.
동결 자산 해제는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이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카타르 등 해외 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산 해제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백악관 당국자는 보도 직후 이를 “사실무근”이라고 즉각 부인했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도 협상의 최대 고비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해협 봉쇄는 이번 전쟁에서 이란이 확보한 가장 강력한 전략적 레버리지로 꼽힌다. 개전 전 하루 100척 이상의 선박이 통과하며 세계 원유 교역량의 약 20%를 담당하던 이 항로는 현재 사실상 봉쇄 상태로, 휴전 이후에도 통과 선박이 12척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브렌트유 현물 가격은 11일 배럴당 97달러 수준으로, 개전 이후 30% 이상 급등한 상태다.
이란은 협상의 일환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국과 이웃 오만 등 여러 나라가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번 전쟁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막대하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란에서 최소 3000명, 레바논에서 1953명, 이스라엘에서 23명, 걸프 아랍 국가에서 수십 명이 숨졌다.
한편 이스라엘-레바논 간 별도 협상은 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시될 예정이라고 레바논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대한 공습을 지속하는 가운데, 이란은 레바논 휴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회담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협상 변수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슬라마바드 협상의 실질적 진전 여부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국제 에너지 시장의 안정을 가를 핵심 변수로 주목된다.
셰바즈 샤리프(오른쪽) 파키스탄 총리가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이란 대표단의 평화회담을 앞두고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회담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