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다대포해상풍력 조감도
산업연구원은 12일 이 같은 분석을 담은 ‘중동 전쟁은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할 것인가’ 보고서를 내놨다.
중동 전쟁으로 전 세계 석유 해상 교역량의 20~3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통한 화석연료 의존 탈피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태양광과 풍력은 무기화될 수 없다”며 “탈(脫) 화석연료가 에너지·국가 안보를 위한 가장 빠른 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도 지난 6일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을 세우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기화 전환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보고서는 “이번 전쟁으로 재생에너지 전환이 기후위기 대응은 물론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주목받는 중”이라며 “1970년대 석유 파동은 미국이 재생에너지 투자를 처음으로 지원하는 계기가 됐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유럽연합(EU)이 재생에너지 비중을 47%까지 확대하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동 전쟁이 에너지 가격과 금리를 끌어올리며 자본 조달비용에 민감한 재생에너지 투자를 오히려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초기 투자 비중이 큰 자본집약적 구조이기 때문이다. 최근 우드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가 2%포인트 오르면 가스발전 비용은 11% 오르는 반면 재생에너지 발전비용은 20% 오른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실제 많은 유럽 해상풍력 기업이 러-우 전쟁에 따른 자본 조달비용 증가 부담 속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해상풍력 사업 추진 규모를 조정 중인 상황이다.
주요국들은 이 때문에 재생에너지 전환과 함께 화석연료 간 대체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EU는 러우 전쟁 이후 러시아산 가스를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로 대체했고, 인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미국 제재가 완화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 중이다. 한국도 중동 전쟁 여파로 석탄화력발전 상한을 해제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려면 차액결제 계약이나 장기 고정가격 계약, 정책 금융 도입을 통해 재생에너지 사업자가 장기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에너지 업계의 실질적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탄소가격의 상향 조정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무엇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화석연료 공급 안정성도 지속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천연가스 발전은 재생에너지가 사용되는 전력망에 유연성을 제공하는 주요 에너지원으로서 수요 증가가 예측되는 등 당분간 불가분의 관계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화석연료는 재생에너지 공급망의 일부이고 재생에너지 대체가 어려운 항공·해운 연료와 석유화학 연료 등에 여전히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현실적이고 균형감 있는 에너지 안보 전략을 구축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