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도…'K메모리 쟁탈전' 내년이 더 뜨겁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12일, 오후 08:47

[이데일리 김정남 장영은 기자]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K반도체 확장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중동 전쟁 등 각종 리스크들이 산적함에도 한국산 메모리를 확보하려는 전 세계의 인공지능(AI) 관련 수요는 강력할 것이라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12일 ‘글로벌 반도체 경기 확장세 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번 메모리 확장기의 수요 증가는 인공지능(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적 인프라 투자로 가파른데, 공급 확대는 제약이 있다”며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확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과거 반도체 확장기보다 수급 불균형이 더 크고 지속 기간이 더 길어지고 있다”며 이번 확장 사이클이 전례가 없는 수준임을 시사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실제 주요 빅테크들의 AI 투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이에 탑재되는 메모리는 제때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투자부터 생산까지 수년이 걸리는 메모리 산업 특성상 글로벌 3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생산능력 확대가 단기간 내 이뤄지기 어려워서다. 예컨대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추진한 평택캠퍼스 5공장(P5)은 오는 2028년은 돼야 가동할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건설 중인 용인캠퍼스 역시 내년 하반기부터 생산에 나설 수 있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삼성 평택 P4 공장과 SK 청주 M15X 공장의 증설을 통해 대응하겠지만, 넘치는 메모리 수요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D램 수요는 전년 대비 25%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공급(21% 증가)을 웃도는 수치다. JP모건(수요 28% 공급 20%), 가트너(수요 12% 공급 15%) 등도 구조적인 공급 부족을 점쳤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 사상 초유의 호실적을 내놓은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의 ‘슈퍼 어닝 서프라이즈’가 현실화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3일 1분기 실적을 공개하는데, 증권가에서는 4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점치는 곳들이 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영업이익 증가 속도는 1분기를 기점으로 가속구간에 진입할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1분기 D램 영업이익률 70%를 돌파한 뒤 올해 내내 꾸준히 상승해 80%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각각 최대 350조원대, 최대 250조원대로 점쳐진다.

K메모리의 역대급 실적 행진은 중동 리스크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중동 전쟁이 반도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AI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현 단계에서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유가 상승, 금리 상승, 글로벌 성장세 약화 우려 등에도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미룬다든가, 메모리 공급을 늦추는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AI 산업에 기반한) 이번 반도체 경기 확장세는 글로벌 경기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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