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거래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다만 원유 시장은 달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 선물은 이날 미 동부시간 오후 10시 50분 기준 8% 이상 급등해 배럴당 104.93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 기준인 북해산 브렌트유 6월물도 7% 올라 102.17달러를 나타냈다. 이란 전쟁 개전 이후 미국 유가 상승률은 55%를 넘어섰다.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같은 기간 333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 이상 올랐고, 달러 인덱스도 약 1.4% 상승했다.
◇“시장, 불확실성 정점 통과…트럼프 동기 이해 깊어져”
글로벌 엑스(Global X) ETFs의 투자 전략가 빌리 렁은 “트럼프의 이번 봉쇄 조치를 협상 전술로 보는 시각이 있다”며 “시장은 불확실성의 정점에 도달했고, 시장 반응이 예전만큼 극단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이제 트럼프의 동기(의도)를 더 잘 이해하고 더 적절하게 가격을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텐 캡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 준 베이 류는 변동성 지수(VIX) 움직임을 근거로 공포의 정점이 지났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몇 주 전 VIX 급등이 아마도 공포와 매도세의 정점이었을 것”이라며 “지금부터는 시장이 스스로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금값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도 오히려 약 0.5% 하락해 온스당 4720.28달러를 기록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브 브라이스는 신흥시장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해 금을 매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달러 인덱스는 0.38% 올랐다.
사진=로이터
유가는 결국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데스티네이션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요시카미는 “유가가 여기서 내려갈 것이라고 꽤 확신하며, 배럴당 80달러를 다시 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이 협상을 통한 해결에 도달하면 현재의 위험 프리미엄이 빠르게 해소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브라이스도 “유가 상승이 국채 수익률과 달러화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지만, 미국이 긴장 완화를 모색하고 있는 만큼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주식시장 포지셔닝이 랠리에 유리한 방향으로 형성돼 있다며 “상황이 크게 악화되지 않는 한 주가는 단기적으로 계속 반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회 전쟁권한결의안이 최대 변수
다만 렁 전략가는 핵심 단기 리스크로 미 의회의 전쟁권한결의안을 지목했다. 이 결의안은 행정부에 의회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제한된 시간 창을 부여한다. 그는 “앞으로 몇 주 안에 트럼프 행정부의 절박함이 커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시장이 이 제약을 아직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 의원들은 이란 전쟁을 중단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공격 전 의회 승인을 받도록 하는 결의안 통과를 다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권한결의안의 행방이 시장의 다음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요시카미는 “이제 그렇게 이분법적인 결과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한동안은 회색지대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지정학적 충격에 더 단련된 만큼, 패닉보다는 상황의 추이를 주시하며 대응하는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습. (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