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유 수출로 전쟁자금 조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의 협상 결렬 이후 트루스소셜에서 “핵 문제는 합의되지 않았다”며 “즉각 세계 최강의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드나드는 모든 선박에 대한 (역)봉쇄 절차를 시작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 통행료를 낸 누구든 공해에서 안전한 항해를 보장받지 못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후 미 중부사령부는 미 동부시간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밤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선박에 대한 봉쇄를 시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지만 중국·인도 등 비적대국에 선박 1척당 최대 200만 달러(약 30억원)를 받고 통과를 허용하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통행료를 나눠 받을 수 있다는 발언과 함께 전쟁자금 조달 통로를 열어줬다는 정치적 역풍에 직면했고 결국 정치권이나 유권자가 이해할 수 있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전부 아니면 빈손(all or none)”이라며 이번 결정이 추가적인 유가 상승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전쟁을 끝내겠다는 승부수임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합의 후 통행료 공동 징수 가능성도 여전히 제기된다.
하지만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군함이 호르무즈 해협에 접근하면 가혹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언급해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상존한 상황이다. 이란 협상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칼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지금의 휘발유 가격을 즐겨라. 곧 갤런당 4~5달러도 그리워질 것이다”며 조롱했다.
◇미국 vs 이란, ‘시간’이 관건
이번 역 봉쇄를 두고 미국과 이란 모두 자국이 유리하다고 내세우는 형국이다. 미국은 이란의 전쟁자금줄을 차단하면 재정이 급속히 고갈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란 경제는 전쟁 기간 물가가 6% 더 오르고 리알화가 암시장에서 8% 추가 하락하는 등 이미 한계에 내몰려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단기적으로는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전쟁 중 원유 수출로 이미 막대한 수익을 쌓았고, 미국의 역 봉쇄가 유가를 더 끌어올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부담을 키울 수 있어서다. 결국 관건은 시간이다. 이란의 원유 수출이 완전히 차단되면 IRGC 자금줄부터 마르지만 트럼프 대통령도 유가 고공 행진이 장기화하면 11월 중간선거에서 의회 장악력을 잃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유가가 중간선거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킹스칼리지런던 안드레아스 크리그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수단으로는 원하는 바를 얻을 도구가 없다”며 결국 일부 양보가 불가피하겠다고 내다봤다. 리스타드에너지 갈림베르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단기 고통이지만 결국 호르무즈 전면 개방으로 귀결되는 협상 전술”이라고 봤지만 라이스대의 짐 크레인 연구원은 “이미 긴장된 시장에서 단기 협상 전술로는 역효과”라며 엇갈린 전망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