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적 전력망 감독·시장 감시' 전력감독원 신설 본격화…14일 토론회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13일, 오후 08:02

태양광 발전설비와 송전선로. (사진=게티이미지)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가 독립적으로 전력망을 감독하고 전력시장을 감시하기 위한 전력감독원 신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전기위원회는 14일 오후 2시부터 서울역 서울스퀘어 베이징룸에서 전력감독체계 선진화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연다.

전력감독원 신설을 위한 구체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 원자력·석탄·가스 등을 연료로 한 화력 중심, 공기업 중심의 대형 발전 체계를 유지해 왔으나 태양광·풍력 발전설비 보급 확대와 함께 체제 개편이 불가피하게 된 상황이다.

지금까지의 전력망과 전력시장 운영은 공공 중심으로 움직였기에 관리·감독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공기업 중심의 몇몇 대형 발전사들이 전력거래소가 만든 시장에서 독점적 송·배전 기업이자 전기 판매기업인 한국전력(015760)공사(한전)에 전기를 팔면 한전이 이를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단순한 구조였기 때문이다. 10여명으로 구성된 전기위원회와 7명 규모의 전력거래소 시장감시실로도 감당 가능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최근 10년 새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전력거래소 회원사 수는 2001년 19개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6월 기준 7096개로 급증했다. 이중 상당수는 크고 작은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다. 발전사가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한전와 직접 맺은 전력거래 계약도 18만건에 이르고, 통합발전소(VPP) 같은 새로운 거래 형태와 사업자 유형도 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태양광 보급 확대에 따른 낮과 밤, 봄·가을과 여름·겨울의 전력 공급량 변화가 커지면서 수요·공급 관리 필요성은 커지고 있으나, 현 시스템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기후부는 이에 전력감독원이란 전문기관을 신설해 ‘선수’와 ‘심판’ 분리부터 추진한다. 선수 겸 심판으로 역할해 온 전력거래소와 한전 등은 전력망 운영과 전기사업이란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고, 전력망과 전력시장을 독립적으로 감독하는 전문기구 전력감독원을 신설하는 방식이다. 금융시장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있듯 전력시장에도 전기위와 전력감독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신설 전력감독원은 전력망 감독과 전력시장 감시라는 두 축으로 이뤄지게 된다. 전력망 감독 측면에선 재생에너지 확대에 맞춰 기술 기준을 고도화하고 출력제어 등 조치에 대한 적절성을 평가하게 된다. 이와 함께 전력시장 안팎의 부당거래를 감시하고 시장 가격과 집중도, 지배력 분석을 통해 경쟁구조를 평가하게 된다.

14일 오후 열리는 토론회에선 김창섭 전기위 위원장을 비롯해 송승호 광운대 전기공학과 교수, 주성관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허진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 등 전문가와 이경훈 전기위 사무국장, 최홍근 전력거래소 계통혁신처장, 곽은섭 한전 계통계획처장 등이 참석해 ‘전기화 시대의 그리드 코드(전력망 기술기준)와 전력 거버넌스’를 주제로 논의할 예정이다.

국회에선 이미 전력감독원 신설과 관련한 다수 법안이 발의돼 논의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이후 김정호·허성무·박지혜·김소희·곽상언·서왕진 의원이 전력감독원 신설 등 내용을 담은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해 논의 중이다.

전기위 관계자는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국은 1000명 이상 규모의 독립적인 전력 규제·감독 기구가 역할을 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독립성과 전문성에서 한계가 뚜렷한 상황”이라며 “전력망 관리 실패에 따른 지난해 스페인 대정전을 반면교사 삼아 그리드 코드의 조속한 고도화와 이행 감독, 독립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전력감독원 신설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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