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 연락이 있었고, 그들이 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접촉 주체와 구체적인 경로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 역시 로이터통신에 양측 간 협상이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라며 추가 논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백악관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협상 지속을 강조했다. 올리비아 웨일스 대변인은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 미국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협상팀은 이 레드라인을 유지했고, 합의를 향한 관여는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의 중재 역할도 이어지고 있다.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문제 해결을 위한 모든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으며, 중동 지역 외교관은 밴스 부통령이 이슬라마바드를 떠난 이후에도 중재자와 미국 간 접촉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은 현재도 이란과 미국 간 메시지를 전달하며 사실상 ‘연결 채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대화의 끈을 놓지 않는 배경에는 현실적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대이란 군사행동은 국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란의 에너지 공급 차질은 글로벌 경제와 물가 상승 압력을 동시에 키우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원유 공급 차질과 함께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 타격 역시 이란 내부 불안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미 경기 침체와 고물가에 직면한 상황에서 전쟁 피해까지 누적될 경우 통치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주말 회담에서는 핵심 쟁점에서 끝내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주 휴전 선언 이후 나흘 만에 성사된 것으로, 양국 당국자가 직접 대면한 것은 10여 년 만이자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접촉으로 평가된다.
협상은 이슬라마바드 세레나 호텔에서 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각각 별도 공간을 사용하고, 파키스탄 중재진이 오가며 조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회담장은 휴대전화 반입이 제한되는 등 극도의 보안 속에서 운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논의의 핵심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 문제와 이란 핵 프로그램, 대이란 제재 해제 등이 포함됐다. 글로벌 에너지 수송의 핵심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입장 차는 특히 컸다. 이란은 통제권 유지를 주장한 반면, 미국은 완전 개방을 요구했다.
특히 이란의 핵무기 개발 여부에 대해선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서방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지만, 이란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미국은 우라늄 농축 전면 중단과 주요 핵시설 해체, 고농축 우라늄 반출, 호르무즈 해협 완전 개방 등을 요구했다. 여기에 지역 동맹을 포함한 새로운 안보 틀 구축과 이란의 역내 영향력 축소도 요구 조건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란은 영구적 휴전 보장과 향후 공격 중단 약속, 제재 해제와 자산 동결 해제, 농축 권리 인정, 호르무즈 통제권 유지 등을 주장하며 맞섰다. 협상의 범위를 두고도 미국은 핵과 해협 문제에 집중한 반면, 이란은 보다 포괄적인 합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일부 시점에서 양측이 최소한의 틀 합의에 근접했지만, 핵 프로그램과 호르무즈 해협, 동결 자산 문제에서 협상이 무너졌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합의에 80%까지 접근했지만 현장에서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쟁점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협상장은 긴장감 속에 요동쳤다. 파키스탄 정부 소식통은 “회담 중반에는 타결 기대가 컸지만 상황이 급변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부 구간에서는 고성이 오가며 분위기가 격화됐고, 중재진이 양측을 분리시키고 휴식을 제안하는 장면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벽으로 갈수록 분위기가 일부 완화되며 회담 연장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결국 이견은 해소되지 않았다. 다만 협상 결렬에도 불구하고 양측이 완전히 등을 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가 협상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