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채에 뭉칫돈…20년물 입찰 수요, 6년9개월來 최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14일, 오후 01:55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일본 20년물 국채 입찰에서 2019년 이후 가장 강한 투자 수요가 확인됐다. 고금리 매력과 글로벌 채권 랠리가 맞물린 결과다.

사진=AFP
14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이 이날 실시한 20년물 국채(표면금리 3.40%) 입찰의 응찰배율은 4.82배를 기록했다. 직전 입찰(3.25배)과 12개월 평균(3.27배)을 크게 웃돌았다. 2019년 7월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낙찰 강도를 보여주는 테일(최저낙찰가격과 평균낙찰가격의 차이, 작을수록 수요가 강함)은 0.02엔으로, 직전 0.06엔에서 대폭 축소돼 2023년 1월과 함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다이와증권의 오노기 게이코 JGB 데스크 전략가는 “예상보다 강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수요 강세 배경으로 금리 수준의 높이와 새 시리즈 발행, 신규 분기 시작에 따른 매수세 유입을 꼽았다.

입찰 성공을 계기로 매수세가 장단기 전 구간으로 확산됐다. 장기금리 지표인 ‘신규 발행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전일 대비 0.030%포인트 하락한 2.435%를 기록했다. 20년물과 30년물 수익률도 각각 9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 내렸다.

◇우에다 ‘신중 모드’에 4월 금리 인상 기대 후퇴

채권 강세의 또 다른 동력은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대 후퇴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전날 신중한 입장을 시사하며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췄다. 금리 파생상품 시장에서 산출한 4월 인상 확률은 금요일 55% 수준에서 이날 약 30%로 떨어졌다.

BNY의 웨 쿤 총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전략가는 “글로벌 채권 랠리와 우에다 총재의 신중한 발언이 수요를 뒷받침했다”며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프리미엄이 일부 되돌려진다면 수익률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장기 추세는 여전히 수익률 상승을 가리키고 있으며, 임금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르무즈 리스크·엔화 약세는 상존 변수

일본은 원유 수입량의 90% 이상을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해 주요국 중 해협 봉쇄에 가장 취약한 나라로 꼽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자 해협에 대한 미 해군의 봉쇄 작전을 개시한 가운데, 양국은 장기 휴전 합의를 목표로 추가 협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엔화 약세도 부담 요인이다. 엔·달러 환율이 160엔에 근접하면서 당국의 구두 경고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 당국은 과거 비슷한 수준에서 시장 개입에 나선 바 있다. 엔저가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BOJ의 통화정책 기조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된다.

일본 20년물 수익률은 올해 초 199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현재도 그 근방에서 머물고 있다. 이번 입찰 결과는 고금리 레벨에서 기관 수요가 살아있음을 확인시켰지만, 호르무즈 불확실성과 엔저, 그리고 BOJ의 최종 정책 방향이 향후 초장기채 시장의 핵심 변수로 남게 됐다.

일본 20년물 국채 수익률 추이 (단위: %, 자료: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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