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아니라 의사” 트럼프 궁색한 해명…보수 기독교 반발 확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14일, 오후 04:17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예수와 같은 존재로 묘사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를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그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예수가 아니라 치료하는 의사로서 나를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핵심 지지 기반인 보수 기독교인들의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사진=AFP)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올린 한 장의 이미지가 그의 2기 집권 이후 기독교 지지자들로부터 가장 큰 반발을 사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카톨릭 신자 단체(Catholics for Catholics)의 존 옙 대표는 WSJ에 “우리는 지금 매우 당혹스러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신앙 관련 행사를 개최해 왔고, 행정부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곳이다.

옙 대표는 “가톨릭 유권자들이 그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 우리 신앙을 이렇게 무시하는 모습에 혼란과 슬픔을 느꼈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 작가 로드 드레허는 해당 이미지에 대해 “예수를 사칭하는 적그리스도의 기운을 풍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보수 칼빈주의 교단 공동 설립자인 더글러스 윌슨 목사는 해당 이미지를 “신성모독”이라며 “마치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히 선택된 존재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며 비판했다.

최근 몇 년간 보수 기독교계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2019년, 2021년 두 차례의 탄핵 추진 과정에서도 그를 지지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낙태권 판례인 ‘로 대 웨이드’를 뒤집는 데 기여한 대법관들을 임명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교황 레오 14세(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하지만 많은 보수 기독교인들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에 대해선 “도를 넘었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로브를 입은 채 병상에 누운 남성의 이마에 손을 얹고 있는 모습을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올렸는데, 이는 ‘치유하는 예수’를 연상시켰다. 논란이 확산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이미지를 자신이 올린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자신을 예수와 비교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로서의 나를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게시물은 이후 삭제됐다.

교황 레오 14세와의 갈등도 기독교인들의 반감을 불러오는 요인이다. “신은 어떤 전쟁도 축복하지 않는다”며 교황이 이란 전쟁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이 “범죄에 약하고, 진보 세력에 영합한다”고 비판했다. 교황은 앞으로도 전쟁 반대 입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복음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 복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나는 트럼프 행정부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가톨릭 문예지 편집자 닉 로완은 “교황은 평생직이고, 트럼프는 이미 레임덕”이라며 “결국 신자들이 누구를 따를지는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이 공화당에 정치적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는 최근 세 번의 선거에서 가톨릭 유권자의 다수표를 확보해 왔으며, 지난 2024년 대선에서는 55%의 지지를 얻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