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佛, 전후 호르무즈 통행 구상 마련…美 배제 가능성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15일, 오전 08:17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유럽 국가들이 전후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하기 위한 광범위한 국제 연합 구상을 마련하고 있다. 여기서 미국은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전쟁이 끝난 뒤 호르무즈 해협을 어떻게 관리할지 논의하기 위해 오는 17일 수십 개국이 참여하는 온라인 회의를 주최한다. 스타머 총리는 직접 파리를 방문하고 그외 대부분 국가들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은 참석하지 않으며 중국과 인도도 회의에 초청을 받았지만 실제 참석 여부는 불확실한 것으로 전해진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사진=AFP)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우리의 구상은 오직 평온이 회복되고 적대 행위가 종료된 이후”라며 이들이 구상하는 국제 연합은 이란과 오만을 포함해 해협 인접 국가들과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곧 이란의 승인이 없이는 어떤 임무도 추진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WSJ는 짚었다.

이들이 마련한 국제 연합 구상의 목표는 크게 3가지다. ▲현재 해협에 발이 묶여 있는 수백 척의 선박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필요한 물류 체계를 마련하는 것 ▲훨씬 더 많은 선박이 해협의 더 넓은 구역을 이용할 수 있도록 대규모 기뢰 제거 작전을 실시하는 것 ▲호위와 감시 활동을 정례화하는 것이다.

특히 기뢰 제거는 유럽이 미국보다 훨씬 더 많은 군사 자산을 보유한 분야 중 하나다. 미국은 기뢰 제거 함대를 대부분 퇴역시킨 반면 유럽 국가들은 150척이 넘는 관련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군사 개입 가능성 자체를 공개적으로 꺼려왔던 독일도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해외 군사 작전에 참여하는 데 정치적·법적 장벽이 높았던 독일은 이르면 16일께 자국의 참여 의사를 밝힐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참여는 이번 임무가 당초 예상보다 더 실질적 규모가 될 수 있음을 뜻한다. 독일은 영국과 프랑스보다 재정 여력이 크고, 이 임무 수행에 필요한 핵심 군사 자산도 일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배제 가능성을 두고는 유럽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프랑스는 미국이 작전에 관여하면 이란 입장에서는 이를 받아들이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고 있는 반면 영은 미국을 배제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자극하고 작전 범위도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한 휴전이 이뤄진 뒤에도 서방 군사 배치가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에 필수라고 보고 있다. 리스크 분석 회사 유라시아그룹의 유럽 담당 책임자인 무즈타바 라흐만은 “어느 시점에는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호위 체계나 일종의 호송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라며 “보험사들과 해운사들은 그런 보호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