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휴전 연장 카드 만지작…백악관 “요청한 바 없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16일, 오전 04:54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과 이란이 평화 협상을 이어가기 위해 2주간 휴전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다음 주 만료되는 기존 휴전을 연장해 추가 협상 시간을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려는 흐름이 유지되면서 전면 충돌 재개 가능성은 다소 낮아지는 분위기다.

다만 백악관은 이 같은 ‘휴전 연장 요청’ 보도에 대해 선을 그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이 휴전 연장을 공식 요청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협상과 회담에 매우 전념하고 있으며 대화는 생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 7일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해 오는 21일 종료를 앞두고 있다. 최근 들어 협상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휴전을 추가 연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지만, 백악관은 공식 요청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는 숨기지 않았다.

외교 채널은 계속 가동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이 중재 역할을 이어가는 가운데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이 이란 테헤란을 방문해 양측 간 입장 차를 좁히기 위한 조율에 나섰다. 양측은 앞서 이슬라마바드에서 1차 고위급 회담을 진행했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고, 추가 협상 재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레빗 대변인 역시 “대면 회담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지난번과 같은 장소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합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협상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는 “전쟁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며 “이란도 협상을 매우 원하고 있다”고 밝혀 조기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핵심 쟁점에서는 여전히 이견이 크다. 특히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미국은 장기간 핵 활동 중단과 고농축 우라늄 반출을 요구하는 반면, 이란은 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3~5년 수준의 제한적 중단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간 요구 격차와 깊은 불신이 협상 타결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된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대치도 협상 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란은 전쟁 이후 자국 선박을 제외한 대부분의 통행을 제한하며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고, 이에 맞서 미국은 이란 원유 수출을 차단하기 위한 해상 봉쇄를 시행하고 있다.

미군은 봉쇄 이후 선박 통행을 강하게 통제하고 있으며, 일부 유조선은 회항하는 등 실제 영향도 나타나고 있다. 이란은 봉쇄가 지속될 경우 페르시아만과 오만해, 홍해 등에서의 교역을 전면 차단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맞서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다. 현재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은 큰 압박을 받고 있으며, 에너지 수입국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5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며 전쟁 이전보다 약 30% 이상 상승했다. 다만 휴전 연장 및 협상 기대가 반영되며 상승세는 다소 진정되는 흐름이다.

레빗 대변인은 유가 상승과 관련해 “이란이 핵무기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미국의 장기 전략 목표”라며 “현재의 유가 상승은 이를 위한 일시적 비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협상이 마무리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면 휘발유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오히려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협상 진전 기대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맞물리며 글로벌 증시는 사상 최고치 부근까지 상승했다. 이는 시장이 군사적 충돌보다 외교적 해결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쟁의 여파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번 충돌로 약 5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란과 레바논 등지에서 민간인 피해도 상당한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이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조직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고 있어, 중동 전반의 긴장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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